오미크론 폭증에 우크라 불안까지…1분기 지역경제 성장 주춤
by이윤화 기자
2022.03.28 12:00:00
한국은행, 2022년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 발간
50만 육박한 신규 확진, 거리두기 강화 서비스업↓
수출 증가세 둔화됐으나 호조 흐름, 제조업은 버텨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지역경제가 7대 권역에서 대부분에서 보합권에 머물며 작년 4분기 개선되던 흐름에서 후퇴한 모습을 나타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3월말 5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대내외적인 상황이 모두 악화된 영향이다. 제조업은 4개 권역에서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에 감소하면서 전분기인 작년 4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하면서 대부분의 권역에서 지역경제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에 대부분의 권역이 보합권에 머물던 작년 3분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산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올해 1분기 지역 경제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보합권에 머물렀다”면서 “향후 제조업 생산이 수출 호조 지속에 1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방역 완화에 서비스업 생산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지역경제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지만, 제조업이 수출 호조에 버텨주면서 대부분의 권역이 보합권에 머물렀다. 1분기중 제조업 생산은 동남권,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수도권과 호남권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대경권만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다. 특히 동남권은 작년 조선업이 신규 수주 물량의 큰 폭 증가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정제 산업의 수익성 개선에 따라 제조업 생산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대경권은 자동차부품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에 따른 완성차 생산 부진 지속으로, 디스플레이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생산 축소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다.
한은의 조사 결과 향후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 동남권 및 호남권이 1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하고 나머지 권역이 보합권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권이 조선 수주 등으로 생산 증가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도권도 파운드리 호조, 서버용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른 투자 본격화로 반도체 생산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업은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에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대경권, 강원권 및 제주권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스키장 등 겨울철 계절적 수요로 강원권이 숙박·음식점업 증가를 보였으나 대부분의 권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와 방역조치 강화에 따라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방역당국이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을 4명으로, 식당과 카페 등 영업시간을 밤 9시로 제한한 여파다. 방역 조치 완화에 이어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서비스업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및 방역조치 완화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운수업도 여객수요 회복 등으로 대부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대통령 선거 등의 불확실성에 1분기 감소세를 보인 부동산업도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에서 대출금리 상승 및 매수심리 약화 지속 등으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호남권은 권역 내 아파트 입주예정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와 관련해서도 주춤한 모습이다. 1분기중 수출 증가폭이 선박 감소 등으로 전기 대비 줄었고, 소비도 내수 위축에 감소한 흐름을 나타냈다. 설비투자가 석유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감소해 보합세를 보였다. 공공부문 컨설투자도 지방자치단체의 SOC 관련 예산지출액이 줄어들면서 1~2월 중 동남권 지방자치단체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월평균 예산지출액이 작년 4분기대비 37.2% 감소하면서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높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취업자수 증가폭 확대로 고용지표는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1~2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전년 4분기(3.5%)에 이어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가공식품, 매구재 등 일부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1~2월 중 취업자수(월평균)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6만1000명 증가해 전년 4분기(1만3000명)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은 상승폭은 축소됐다. 1~2월 중 월평균 주택매매 및 전세 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각 0.14%, 0.16% 상승해 4분기(0.60%, 0.48%)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주택 매매수급이 공급우위로 전환되는 등 매수 심리가 악화된 영향에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크게 꺾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