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도 TTP, 12월 30일 조기발효…전세계 교역량 15% '포괄'
by정다슬 기자
2018.10.31 10:07:24
발효 조건인 6개국 국내 절차 완료
당초 1월 중순보다 한달 반 정도 빨라져
| △모테기 도시미쓰(오른쪽) 일본 경제재생담당상과 베트남 트란투안 안 베트남 무역장관이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체결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가 오는 12월 30일 발효된다. 당초 예상보다 1개월 반 정도 빠른 일정이다. CPTTP가 발효되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 교역량의 15%가 자유무역망을 형성하게 된다.
3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CPTTP 가입국인 뉴질랜드의 파커 무역·수출진흥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CPTTP 참여국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가 국내 절차를 마쳤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일본·싱가포르·뉴질랜드·캐나다 등을 포함해 6개국이 국내 절차가 끝나며 CPTTP 발효조건이 충족됐다. CPTTP는 6개국 이상이 국내 절차를 마치면 60일 후에 발효된다.
CPTTP에는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말레이시아, 페루, 칠레,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11개국이 참여한다. TPP라는 이름으로 2015년 타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며 일본이 주도하는 CPTTP로 이름을 바꿨다. 나머지 베트남·페루·칠레·브루나이·말레이시아·베트남 등도 11월 중순까지 국내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본은 CPTTP 발효시기를 내년 1월 중순께로 전망했으나 각국이 국내 절차를 서두르면서 발효시기간 한 달 반 정도 앞당겨지게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은 다자간 자유무역체제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으로 새로운 대응축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CPTPP가 발효되면 일본에서 수출되는 공산품 99.9%, 농산물 98.5%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 수출품인 자동차의 경우, 캐나다에서 6.1% 관세가 발효된 지 5년 만에 철폐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17년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전면 철폐됐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발효 후 13년에 거쳐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특히 베트남은 배기사용량 3000cc 이상의 대형차에 대해 70%의 고관세율을 부과하고 있어 도요타의 랜드 크루저, 혼다의 오디세이 등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수출하는 일본 자동차업체는 베트남에서 큰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됐다.
한때는 미국의 불참으로 흔들리던 CPTTP였으나 이제는 참여를 희망하며 손을 드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태국과 영국, 필리핀, 대만 등이 CPTPP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CPTTP 가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의 경우, 앞서 참여한 11개 선발주자들의 합의한 항목을 모두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교섭에 있어서 다소 불리하다.
한편, 일본은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11월 실질타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