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쫓는 투자자들, 아시아 정크본드에 러시

by이민정 기자
2017.04.11 11:05:17

올들어 정크본드 발행,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올해 들어 글로벌 정크본드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데이터정보업체 EPER글로벌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정크본드 발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아시아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 초 3개월 동안 17억달러에 그쳤던 것이 올해 3개월 동안은 164억달러로 치솟았다.

글로벌 정크본드 펀드는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70억달러가 들어오면서 4개월 연속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정크본드에 투자자들이 몰린 탓에 수익률이 내려가면서 미국과 이머징 시장에서 국채과 정크본드 금리차인 스프레드도 수년째 최저로 내려갔다. 미국에서 국채와 정크본드 금리차는 3월2일 2014년 중반 이후 최저치인 3.55%포인트를 찍었다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3.86%포인트까지 올라온 상태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7일 국채와 정크본드 금리차가 4.47%포인트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맞먹는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회사 상황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부채에 허덕이고 있던 회사들도 경제상황과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또다른 자금을 수혈 받기가 더욱 수월해 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에는 저유가에 경영악화를 겪으면서 채권시장에 발도 못들였던 광산, 오일, 가스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회복에 힘입어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고 있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회복하면서 고수익 고위험 채권의 디폴트률도 하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 디폴트률은 2월 4.2%였으며 올 중반 3%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작년 7월 미국 정크본드 디폴트율은 5.1%였다.

올해 발행한 대규모 정크본드 6곳 가운데 3곳은 원자재 관련된 기업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1월 브라질 국영회사 페트로브라스가 4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브라이언 콜린스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제 성장도 좋고, 투자자 신뢰도도 회복했다”며 “시장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