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우원애 기자
2014.06.19 14:19:49
[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 술을 마셨더라도 차를 몬 시점에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단속기준을 넘더라도 면허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9단독 노유경 판사는 44살 윤 모씨가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통상 술을 마시면 30분~90분 사이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다다르는 ‘상승기’를 거친 후 시간당 0.0008%∼0.03%씩 농도가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이를 고려할때) 윤 씨가 운전한 시점이 실제 혈중알코올농도가 단속기준치를 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주 단속 당시 윤씨의 언행·보행 상태·혈색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점을 함께 감안하면 이 사건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윤 씨는 지난해 11월 지인을 만나 소주 4잔을 마시고 운전하다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음주 단속에 걸렸다. 1차 호흡기 검사에서 음주단속 기준에 딱 걸리는 혈중알코올농도 0.05%가 나오자 윤 씨는 재측정을 요구, 채혈 검사에서 0.094%를 받았다.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윤 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