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백의종군..SK 등기이사 모두 내려놓는다

by김현아 기자
2014.03.04 14:16: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근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된 최태원 회장이 SK 등기이사를 모두 내려놓기로 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내 계열사에서 맡고 있는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 놓기로 하고, 이 같은 뜻을 각 사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이사직을 사임한 채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최태원 회장(좌)과 최재원 부회장(우) 연합뉴스 제공
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회사발전 우선과 도의적인 측면에서 책임을 지고 모든 관계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SK(003600)㈜와 SK이노베이션(096770) 외에도 2016년에 끝나는 SK C&C(034730), 2015년에 마무리 되는 SK하이닉스(000660)의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한다.

SK는 최 회장이 사퇴한 대부분 계열사 등기이사 직에 후임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형태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각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논의해 확정된다.



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하 위원회, 각 사 CEO들의 리더십과 8만여 전 구성원들이 수펙스 추구와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고객과 국민들이 사랑하는 SK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해 왔다”고 전했다.

또 “최 회장은 SK그룹이 더 이상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의 안정과 성장이 최우선이란 최 회장의 뜻이 전적으로 반영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실형 3년 6월이 확정된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같은 맥락에서 SK E&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001740) 이사직에서 사임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회장,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전 구성원이 비상한 위기 의식을 갖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