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이젠 암(癌)보험이 대세?

by신상건 기자
2013.08.05 16:00:00

한화·교보생명 상품 잇달아 선봬
스테이지 암보험도 다음달 나올 듯
"수요 증가·보장성보험 확대 등 영향"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암(癌)보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암을 보장하는 전용 상품뿐만 아니라 암의 병기를 구분해 보험금을 주는 상품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088350)과 교보생명은 이날 암보험을 동시에 선보였다. 한화생명의 ‘더(The) 행복한명품암보험’은 암 진단자금은 물론 사망보장까지 평생토록 보장하는 단독형 암보험이다.

교보생명이 8년 만에 출시한 ‘무배당 교보암보험(갱신형)’은 15년마다 갱신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생명도 7년 만에 암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이르면 다음 달 암을 병기별로 구분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스테이지(Stage·단계별) 암보험’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흥국생명과 미국 생명보험 재보험사인 RGA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암 병기 구분을 크게 1~3기와 4기 두 가지로 나눠 단순화했다.

국제임상기준을 사용해 일선 의사들이 병기 판단을 명확히 할 수 있게 했고, RGA가 개발한 보험요율을 적용한 상품을 흥국생명이 팔고 상품의 위험을 RGA가 재보험해주는 구조로 짜여 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암보험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암발생률 증가와 경기 침체로 암보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0년 1년간 암으로 진단받은 신규 암환자 수는 20만 2053명(남 10만 3014명, 여 9만 9039명)으로 2009년 19만 4359명 대비 4%가 늘었다.



10년 전인 2000년 10만 1772명과 비교하면 98.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발생하는 암 환자 수를 나타내는 암발생률도 387.8명으로 지난 2005년 300.5명보다 87.3명이나 늘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암보험에 대한 손해율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며 “암이 불치의 병에서 생활 속 질병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암을 비롯한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기준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64%로 보장성보험 36%의 두 배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저금리가 이어지면 운용자산 이익률이 하락해 고객에게 줘야 할 금리(이자율)를 밑도는 금리 역마진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에 많이 판매한 10%대의 확정형 고금리 상품이 아직도 생보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암을 비롯한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