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에 김치”…6시간 불 끄고 온 소방관 ‘저녁식사’ 논란
by이로원 기자
2025.03.28 09:46:13
소방관 A씨, 산불 진화 중 부실한 식단 지적
“산불 현장서 보내왔다…진수성찬 아니어도 백반은 안되나”
누리꾼 비판 “죄수 밥보다도 못해” “기부금 다 어디갔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소방관들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가운데 이들이 체력 소모가 높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든든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분노가 일고 있다.
 | 사진=스레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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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소방관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에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불 끄고 온 소방관의 저녁식사”라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진화 작업을 마친 A씨가 방화복을 착용한 상태로 저녁 식사를 배급받은 모습이 담겼다. 방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두 개의 일회용 그릇에는 밥 말은 미역국과 김치, 콩 반찬이 조금 담겨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한눈에 봐도 부실한 식단이었다. 미역국에 밥이 말아져 있었고 반찬은 콩자반과 김치가 다였다.
A씨는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백반정도는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어딘지 언급하기 그런데 산불현장에서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을 본 누리꾼은 “교도소 밥보다 못한 게 말이 되냐” “고생이 너무 많으시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눈물 난다” “식량 보낼 수 있는 곳 있냐” “소방관 처우 개선 신경 써달라. 기부금 다 어디갔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A씨는 “모두의 관심 참으로 감사하다. 저는 그저 소방관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힘들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 현재 진화율은 의성 95%, 안동 85%, 청송 89%, 영양 76%, 영덕 65%이다. 하지만 화선이 영덕 영양 청송 등에 수십 km 남아 있다.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을 거쳐 영양 청송 영덕까지 번지면서 의성 12821㏊, 안동 9896㏊, 청송 9320㏊, 영양 5070㏊, 영덕 8050㏊ 등 총 4만5170㏊가 산불영향 면적으로 추산됐다. 전날에 비해 안동과 청송 영덕 지역 피해 면적이 늘었다.
현재까지 2만846명의 연인원이 진화에 투입된 가운데 28일엔 공무원 진화대원 경찰 소방 군인 민간단체 등 5587명이 진화에 나섰다. 헬기 86대 소방차 569대도 투입된다. 특히 헬기의 경우 군 헬기가 32대가 투입돼 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