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과거 노예무역 사과…“반인륜적 범죄”

by이성민 기자
2022.12.20 14:17:25

제국 때 아프리카인 노에 자국 식민지로…착취해 부 축적
네덜란드 내 후손들 아직까지 차별받아…배상은 않기로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9일(현지시간) 과거 제국주의 시절의 노예무역에 대해 사과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뤼터 총리는 이날 헤이그에 있는 국가기록관에서 한 연설에서 “수 세기 동안 네덜란드와 정부는 노예제를 유지해오며 이로부터 이익을 얻었다”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당시 노예가 된 사람들과 그 후손들에게 가해진 엄청난 고통에 책임이 있다”고 사과했다.

19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과거 제국 시절의 노예무역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AFP)
이날 사과는 네덜란드 정부가 노예제에 대해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이행하라는 국가자문위원회의 지난해 권고에 따른 것이다. 당시 위원회는 노예제가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뤼터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를 인정하며 사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네덜란드는 과거 전성기를 구가하던 16~17세기에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아 남미와 아시아의 자국 식민지로 보냈다. 이들은 대규모 상업 농장인 ‘플랜테이션’에 동원돼 네덜란드의 부를 일구는 데 사용됐다. 당시 네덜란드로 보내진 노예들의 후손은 오늘날까지 직장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들에 대한 배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역사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2억유로(약 2700억원)의 교육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네덜란드인들은 과거 제국 시절을 자랑스러워하지만 대부분은 제국을 떠받쳤던 노예 무역에 대해 배우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