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 팔짱 불편”…김건희 여사 행보에 野 날 선 비판

by박기주 기자
2022.11.14 11:23:18

심장병 환우 자택 방문, 바이든 대통령 사진 촬영 등 비판
장경태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 외교적 결례"
우상호 "美 대통령 팔짱…불편했다"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 여사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심장병 환우의 집을 방문한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에서 팔짱을 낀 것 등 모두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장 최고위원은 “ 캄보디아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고, 세계 정상의 배우자들에게도 세계적 명소, 앙코르 와트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는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프놈펜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소년의 집에 방문해 사진 촬영을 했다”며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취약 계층을 방문해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은 더욱 실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가 또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김 여사가 집 앞에서 소년을 안아든 모습의 복장, 시선, 분위기 모두 1992년 오드리 햅번이 소말리아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며 “세계적으로 의료취약 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빈곤 포르노에 대한 비판과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누구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이번 행동은 캄보디아에 엄청난 외교적 결례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지탄받기 충분하다”며 “대통령실은 배우자에 대한 공적 활동에 대한 관리·감독·투명한 공개를 하시기 바한다”고 했다.



앞서 당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도 김 여사를 향해 “따라 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 하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했다.

우상호 의원도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뉴스공장에 출연해 “(배우자 프로그램은)굉장히 중요한 행위다. 그래서 대통령 혹은 정상 부인들이 그 나라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방문하는 모습을 각 나라가 다 송출하면 주최한 나라 입장에서 보면 나라 홍보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 측면에서는 공식적으로 주최 측에서 요청하는 행사이니 가 줘야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안 가면 그 나라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하다”고 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대한민국의 영부인, 퍼스트 레이디인데 미국 대통령의 팔짱을 낀 모습은 조금 보기 불편하더라”라며 “팔짱을 왜 끼나. 이게 공공 외교의 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공식 사진 촬영인데 팔짱을 끼고 하신 건 조금 불편했다”고 했다.

우 의원은 “친근함의 표시일 수 있는데, 그래도 정상 간의 만남이다. 그냥 사적인 자리나 파티도 아닌데 그래서 눈에 띄더라”라며 “상대방이 결례라고 느끼지 않으면 상관 없지만, 애매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아세안+3’ 의장국인 캄보디아 정상 주최 갈라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