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시장과 소통 늘린다

by성세희 기자
2017.06.16 12:43:17

다국적 기업과 제휴해 VC 사업부 경쟁력 강화
H&A·HE 사업부, B2B 시장 진출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LG전자(066570)가 기업설명회(IR)를 시작한 이래 최초로 증권사 연구원 대상 간담회를 열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조 부회장과 각 사업부문 사장 등 핵심 임원 10여 명이 참석한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1993년 7월 국내 최초로 IR을 도입한 LG전자는 24년 만에 처음 ‘애널리스트 데이’를 진행했다.

조 부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다국적 기업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자동차 전자장치(VC) 사업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자동차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VC 사업부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VC 사업부는 자동차 핵심 부품을 공급한 GM 전기차 ‘볼트 EV’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이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는 2020년까지 스마트 자동차 부품 최대 공급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볼트 EV’ 실적이 좋아 LG전자의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올해 3분기 이후 VC 사업부 분기별 매출이 1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LG전자는 지난 분기부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생활가전(H&) 사업부의 사업구조 전환도 시사했다. 조 부회장은 이날 포화 상태에 접어든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 등 고급 가전제품군을 확대하고 고성장세를 보이는 기업 간 거래(B2B)를 늘릴 예정이다.



특히 시스템 에어컨이나 대형 전광판(사이니지), 빌트인(붙박이) 가전 시장은 북미 시장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다. 가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LG전자가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는 분야다. 또 올해 가전 매출 비중의 54%를 차지할 고급 가전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TV(HE) 사업부도 B2B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TV 사업부는 그동안 주로 초고선명(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집중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OLED 등을 이용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전광판과 의료용 디스플레이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모바일(MC) 사업부는 제품 구성과 마케팅 지역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MC 사업부는 지난 분기 사업 구조를 개선해 적자를 줄였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LG전자는 2018년까지 조직 구조조정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애널리스트 데이에 참석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조 부회장이 LG전자 수익성 전략을 바꿔서 (불확실한) 이익 변동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라며 “LG전자가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등과 협력해 미국 구글에 차세대 픽셀폰 제조와 스마트 차량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증권 연구원과 만나는 방식으로 시장과 소통하려는 시도”라며 “(시장 주요 참여자인) 애널리스트에게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