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효과 난 8·25대책…서울 아파트값, 올 들어 가장 많이 올랐다

by정다슬 기자
2016.09.02 12:55:19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LH 공공택지 공급량 조절과 분양보증 예비심사 강화, 주택 인허가 자제, 미분양 관리지역 확대 등 주택 공급을 줄이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기공급된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5주(8월 29일~9월 2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0.19%)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주 집단대출 대출규제를 받았던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가 평균 1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서울재건축 시장이 더욱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거기에 아파트 공급 축소를 우려한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54%, 일반아파트도 0.17% 상승했다.

가장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은 양천(0.71%)이다. 양천구가 목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개정에 착수하면서 목동신시가지 1·4·5·9·10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어 강남(0.40%)·강동(0.29%)·은평(0.27%)·성동(0.26%)·강서(0.23%)·관악(0.21%)·서초(0.21%)·송파(0.19%)·노원(0.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주 신도시 아파트 값은 0.07%, 경기·인천은 0.05% 상승했다. 신도시에서는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위례(0.25%)가 가격 상승세가 가장 거셌고 이어 산본(0.17%)·일산(0.14%)·중동(0.14%)·평촌(0.10%) 순으로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과천이 이번 주 0.25% 상승했다. 성남은 신흥동 주공아파트(2298가구) 이주가 시작된 이후 이 일대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0.18% 상승했다. 광명(0.16%) 역시 재건축 기대감이 지속되며 노후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드는 시기이지만 전세 시장은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기 보다는 내 집 마련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05%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성북(0.30%)·서대문(0.29%)·은평(0.24%)·강북(0.16%)·구로(0.16%) 순으로 늘어났다. 반면 서초(-0.05%)와 강동(-0.18%)은 아크로리버파크반포 등 주변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지난주에 이어 내림세를 지속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0.06%, 0.05% 올랐다.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위례(0.16%)·중동(0.15%)·분당(0.11%)·일산(0.10%)·동탄(0.05%) 순이었다. 경기·인천에서는 건축 이주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성남과 과천이 각각 0.25%, 0.14%씩 올랐고 부천도 전세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며 0.15%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는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축소 지역을 선별할 계획이지만 수요자는 전반적인 희소성 증대에 더 주목하는 등 8·25대책에 대한 정부와 수요자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며 “9~10월은 가을 성수기와 이사철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매매와 전셋값 상승 흐름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