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美소송 각하될 듯

by성문재 기자
2015.12.20 19:38:06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1년전 ‘땅콩회항’ 사건 당시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대한항공(003490) 승무원 김도희 씨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미국 뉴욕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각하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미교포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는 미국 뉴욕주 퀸즈카운티지방법원의 로버트 나먼 판사가 김 씨가 제기한 소송을 각하 결정했다는 내용의 결정문이 게시됐다.

나먼 판사는 결정문에서 땅콩회항 사건의 원고와 피고 등 양당사자와 증인, 증거가 모두 한국에 있고 대부분의 증인들이 뉴욕주법원의 소환권 밖에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시된 결정문에는 나먼 판사의 서명이 빠져 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의 변호인도 결정문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로그에 공개된 결정문에는 또 “이미 한국 수사 당국이 사건을 수사해 조현아를 재판에 넘겨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며 “한국 법원은 민사소송에서도 대안적인 법원이 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은 그동안 “사건 당사자와 증인이 모두 한국인이고 수사·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졌고 관련 자료 또한 모두 한국어로 작성됐다”며 승무원 김씨가 미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각하해 달라고 주장해왔다.

김씨는 지난 3월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욕설을 퍼붓고 폭행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경력과 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 금액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는 없는 제도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박창진 사무장도 같은 취지로 지난 7월 뉴욕 법원에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씨는 진단서를 내고 계속해서 병가 중이며 박 사무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인정함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요양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