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 맨 현대차..'일감 나눠주기' 주가 영향은

by김기훈 기자
2013.04.18 15:07:14

현대글로비스와 제일기획 SK C&C 등 영향권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 전까지 주가 영향 미미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압박이 거센 가운데 현대차(005380)그룹이 계열사 간 거래규모를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일감 나눠주기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증권가에선 이에 따른 주가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일감을 개방하더라도 핵심 계열사에 대한 물량은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일감 몰아주기는 사실상 거의 모든 대기업 그룹에서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고, 특히 물류와 광고, 건설, 시스템 통합(SI) 등의 계열사에 집중돼 있다.

수혜 기업들 중에서 상장사도 상당수다. 당장 이번 일감 나눠주기로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086280)가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됐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030000) 등의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SK그룹은 SI계열사인 SK C&C(034730) 등에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넘겨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다른 대기업들이 일감 나눠주기에 동참하면 계열 상장사들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대기업들이 일감 나눠주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당장 계열 상장사의 주가 흐름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앙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해소 조치로 물류 경쟁입찰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일감 축소 우려가 제기된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발표로 내부거래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기 전까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눈에 띄게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며 “설사 대기업들이 일감 나눠주기에 나서더라도 주요 계열사의 물량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당장 대기업 계열 상장사의 주가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