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보희 기자
2012.06.05 19:12:00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말 할 것은 분명히 말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통합진보당의 새로나기 특위는 5일 국회 의원회관 신관 소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북관과 색깔론, 한미관계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그동안 통합진보당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모호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대중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핵, 인권, 삼대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하며 “당당히 말해야 한다. 제3당에 맞는 책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제 인권 운운하며 북한에 대해 침묵하는 이중 잣대를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의 방어적 태도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위 위원 또한 “북한의 인권, 삼대세습, 북핵 문제에 다수 진보정치세력은 반대 입장에 있고 이를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측도 남한의 대다수 국민과 진보적 정치세력도 인권, 삼대세습, 북핵 문제에 반대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을 외교적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메카시즘을 방불케 하는 색깔론으로 가고 있어 대응이 시급하다”며 “중복이라는 노선과 관점에 대한 입장 정리를 위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또한 “대중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의 발언을 해야 한다”며 대북 관련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실었다.
김혜정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북핵을 말하면 항상 나오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다. 결국 북핵 문제에 모호한 답이 나온다”며 “하지만 미국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북핵이 한반도 핵전쟁을 고조시키는지를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박경순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핵 문제에 침묵했다는 것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삼대세습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게 우리의 입장''이라 말한 것은 북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봤기 때문에 고민했던 것”이라며 “당 내부에 대북관계가 정리돼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긍정할 것은 긍정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하고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덧붙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탄생 때부터 분열이 예고된 것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근식 교수는 “분열이 예고된 통합 아니었느냐”며 “물과 기름과 같이 섞이기 힘든 3개 세력이 통합했다. 첫 단추가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생각이 다른데 통합을 했다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의 문화가 필요하다”며 “아니라면 당을 갈라서는 게 낫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위원은 “서로 차이점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무너져 생긴 문제였다”며 “민주주의 원리를 인정하며 협력하면 문제는 극복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원석 새로나기 특위 위원장 또한 “누구나 지켜야 할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좀 과도하게 보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