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경 기자
2008.01.24 15:53:36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뉴욕 증시가 6일만에 살아났다.
잠시 고통을 덜어주는 모르핀인지 아닌 지는 더 두고봐야겠다. 일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하고도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글로벌 증시를 안정시켰다. 23일(현지시간) 아시아 태평양 증시와 유럽, 그리고 뉴욕 증시까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시는 장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은행주와 채권보증사 등 금융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에 성공했다.
투자심리가 살아난 듯 손바뀜도 활발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선 28억3000만주가 거래됐다. 지난해 8월16일 이래 최대다. 거래소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24일 관전 포인트는 이런 기세를 이어갈 지 여부다.
이날 발표될 경제지표는 부동산 경기가 아직도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할 지난해 12월 기존주택판매가 495만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대비 1% 감소하리라는 예상이다. 이는 1999년 이래 최저 기록이다. 지난 한 해동안으론 13% 감소, 1989년 이래 최대폭일 것이란 추정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지난해 주택가격은 1968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2만건으로 전 주 30만1000건에 비해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이나 고용시장 모두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금리인하에 취해 있는 시장은 이를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하는 수치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시장은 경기가 바닥을 확인했는지보다 금리인하에 일시적으로 흥분해 있는 듯하다. 때문에 관심은 다음 주 있을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더 인하될 지, 그 인하 폭은 얼마일지로 이동해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전세계 경제 관료들과 석학들의 의견은 FRB의 긴급 인하 조치를 두고 잘 했다는 쪽, 과도하게 실탄을 써버렸다는 쪽으로 나뉘어 논쟁중이다. 평가는 좀 더 지나야 정확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충격에도 잘 나가던 기술주들은 요즘 부진한 성적표만 내놓고 있다.
애플에 이어 모토로라가 실망감을 안겨줬다. 전일 장 마감후 실적을 내놓은 이베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충족시켰으나 올 1분기 전망치가 기대를 밑돌았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미끄러져 뉴욕증시에선 어떨지 지켜볼 만하다.
경기후퇴 영향으로 요금을 못내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던 AT&T를 비롯, 노키아, 제록스 등이 이날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9월 선보인 X박스용 `할로3` 새 버전이 꽤 잘 팔린 덕에 이 사업부 성적이 좋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8시30분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발표된다. 32만건으로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0시엔 12월 기존주택판매가 발표된다. 예상치는 495만채로 전월 500만채에 비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상 블룸버그 전망치 기준). 오전 10시30분 에너지부가 주간 원유재고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