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대응·AI·반도체산업 강화에 4.4조 투자한다

by강신우 기자
2025.04.18 11:00:00

[필수추경안]
관세 피해기업 지원 등 2.1조
AI 생태계 혁신에 1.8조 투입
용인산단 지중화 등에 5000억
“추경안 최대한 신속히 통과 요청”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12조 2000억원의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 중 4조 4000억원을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대응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강화에 투입하기로 했다.

(자료=기재부)
18일 기획재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불대응 및 통상·AI 지원을 위한 추경안’을 발표했다. 추경 규모는 12조 2000억원(총 14개 부처·93개 사업)으로 △재해·재난대응(3조 2000억원) △통상·AI지원(4조 4000억원) △민생 지원(4조 3000억원) △기타(국제행사·국채이자 등 2000억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통상·AI 부문은 총 4조 4000억원이 쓰인다. 구체적으로 △통상 리스크 대응(2조 1000억원) △국내 AI 생태계 혁신(1조 8000억원)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제고(5000억원) 등이다.

우선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본 수출 기업을 지원한다. 기업들의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금융 기관을 통한 특별자금 25조원을 확충한다. 정부가 1조 5000억원을 마중물로 지원하면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산업은행(산은) 등이 총 25조원 규모로 대출 및 보증보험에 나서는 방식이다. 대출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15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추가 공급한다. 여기에는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아울러 관세 피해를 본 중소·중견기업 특례보증 및 조선업 RG(선수금 환급보증) 등 수출 유망분야 보증보험 등을 총 10조 2000억원(추경 500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기업구조혁신펀드’를 5000억원(추경 500억) 규모로 조성키로 했다. 수출바우처 지원물량도 현재 3290개사에서 8058개사로 2배 이상 확대한다.

이 밖에도 희토류, 리튬, 마그네슘 등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2000억원), 통상 위기로 인한 고용 불안 우려에 대비해 ‘고용유지 지원금’을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인원을 기존 2만 4000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하는 등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외화표시 외국환평형채권’ 발행한도를 12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늘린다.



AI 생태계 혁신을 위해선 1조 8000억원이 쓰인다. 연내 최신 고성능 GPU 1만장(1조 5000억원)을 확보하고 AI 정예팀을 선발해 GPU(2000장) 임차 및 데이터 구매 비용을 지원해 세계 선도 거대언어모델(LLM) 개발(2000억원)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한 석박사급 이상 인재를 현원 1650명에서 연간 총 3300명 이상으로 늘리고 AI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AI 혁신펀드 규모도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국산 AI 반도체(NPU)를 활용한 LLM 추론서비스 테스트가 가능한 대규모 ‘클러스터형 실증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반도체 분야에선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적기 조성을 위해 전력망 지중화 사업(총 1조 8000억원)의 기업부담분 70%를 국비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선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놨다. 다만 기업이 이미 투자한 금액은 국비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지원비율·한도도 3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첨단전략산업 공급망 안정 품목과 전략물자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투자보조금도 신설했다. 여기엔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금융 지원도 나선다. 올해 공급목표의 조기 소진이 예상되는 반도체 설비 투자 저리 대출프로그램 규모를 4조 3000억원에서 7조 7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총 공급규모도 2027년까지 17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린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이번 추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에서 추경안을 최대한 신속히 통과시켜 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