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12.12 13:57:4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감기 바이러스들이 많이 유행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이코플라즈마라는 세균이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래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것이 3~4년을 주기로 유행하는 시기가 있다. 2019년도에 대유행을 했었고 이제 유행할 때쯤이 됐는데, 실제로 이제 폐렴이 심해서 오는 아이들을 검사해보면 마이코플라즈마가 많이 검출이 되고 있고 작년 겨울에 비해서 폐렴 환자들이 많이 증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 일반 감기와 구별되는 증상은?
일반 감기와의 차이점은 열도 높게 나고 열도 오래 나고 특히나 기침 가래 증상이 심하고 몸살 기운도 있다. 하지만 독감도 이제 그런 증상들이 다 있듯이 독감과 구별되는 마이코플라즈마의 특징적인 것은 엑스레이를 촬영하거나 청진을 했을 때 폐음이 많이 안 좋고 심한 폐렴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준성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의 잠복기는 길게는 2주~3주까지도 이어져 증상이 발현했을 때 내가 누구한테 옮았는지 추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지금처럼 많이 유행하는 시기에 청진이나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이 있다 그러면 그냥 마이코플라즈마로 진단을 할 수도 있다. 가래나 콧물을 통해서 PCR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냥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이고 그런 경우에는 콧물이 먼저 나고 기침이 있고 한 3~4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마이코플라즈마는 세균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심해지는 특징이 있고 특히 기침이나 가래가 심하고 발열이나 오한 인후통이 심할 수가 있다. 그런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 마이코플라즈마를 의심할 수 있다.
◇ 항생제를 섞어 써야 한다던데 맞나요?
일단 감기약이라고 하는 것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인데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만 치료하면 계속 증상이 지속된다. 그래서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은 이 균을 치료하는 건데, 세균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것이 ‘항생제’다.
이렇게 마이코플라즈마가 유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폐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검사를 하지 않고도 경험적으로 마이코플라즈마를 타겟으로 하는 항생제를 쓸 수 있다. 이 세균은 특징적으로 세포 벽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세균을 치료할 때 세포 벽을 허물어서 그 세균이 죽게끔 만든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이미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생제는 듣지 않는다.
우리가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할 때 한 가지 항생제를 처방해가지고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고 두 가지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이제 마이코플라즈마와 같은 세포벽이 없는 세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를 추가해서 처방한다.
◇ 증상이 호전돼도 항생제 중단하면 안되는 이유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것은 세포 벽이 없는 세균이고 그 세균이 일부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되게 오랫동안 생존해 있을 수가 있고 내 몸은 건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박준성 교수 “그래서 항생제를 처방을 받았을 때 충분한 기간을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끊어버린다거나 아니면 불충분하게 사용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증상이 모두 나았다고 했을 경우에도 정해진 치료 기간만큼 충분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기간을 써서 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내성균의 발현을 줄여주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소아응급실을 가야하는 경우는?
중등증 또는 중증으로 넘어가는 폐렴은 상급병원에서 평가를 받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 중증을 판단하는 기준은 호흡수, 청색증, 산소포화도, 아이 컨디션 등이 있다.
먼저 아이가 호흡 곤란이 심해지다 보면 호흡수가 빨라진다. 그리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생길 수가 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기 때문에 목이나 갈비뼈에 있는 근육들을 사용해서 힘들게 숨을 쉬는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또는 아이가 의식이 처지거나 아니면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많이 처지는 경우에는 중증을 의심할 수 있다.
◇ 입원과 통원치료를 결정하는 차이는?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있거나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의 정도가 너무 심하거나, 흉수가 고여서 호흡 곤란이 심하거나 아니면 염증 수치가 너무 높고 아이가 너무 컨디션이 안 좋고 식이가 진행이 안 되는 등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 또는 산소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하게 된다. 이 정도의 중증환자가 아니면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
◇ 항생제 내성이 있어도 치료가 가능한가?
마이코플라즈마는 2019년도 우리나라 조사를 했을 때 이미 80% 정도 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1차 치료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지침으로 되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너무 힘들고 치료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추가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좋은 경우에는 1차 약제에서 2차 약제로 변경을 하게 되는데, 그 2차 약제는 우리나라에서는 18세 미만 소아에서는 허가가 돼 있지 않거나 또는 12세 미만 소아에서는 허가 돼 있지 않은 약이다.
연령 제한이 있는 약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사용을 하고 있는 약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신 허가 사항을 초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가 판단하여서 부작용보다 효과가 상회한다는 것이 판단되었을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2차 약제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치료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해열제도 잘 듣는 게 따로있나요?
해열제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발열 중추에 작용해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발열 중추에도 작용하면서 소염 작용이 있는 해열제다. 그런데 이제 인터넷에서 떠도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안 듣고 이부브로펜만 듣는다’ 이런 것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마이코플라즈마가 열을 내고 몸이 힘들고 몸살이 생기는 이유는 균 자체가 몸에 들어간 것 플러스 그 균이 만들어내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그래서 그 염증 반응을 잠재워줄 수 있는 소염 기능이 있는 이부브로펜이 조금 더 잘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 열을 전혀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워낙에 지금 나고 있는 열이 높고 아이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에는 적절한 해열제를 써도 열이 조금 밖에 안 떨어지거나 안 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성인도 똑같이 감염되나?
어른에서도 마이코플라즈마가 감염이 될 수 있다. 그런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것 자체가 감염이 됐을 때 가장 흔한 증상은 무증상이다. 그래서 100명이 걸리면 대부분은 아무 증상 없이 가지고만 있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폐렴에 걸리는데 그 정도가 어리면 어릴수록 증상이 잘 발현된다. 그래서 많이 걸리는 것처럼 보이는 거고 실제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걸릴 수 있다.
◇ 마이코플라즈마의 치명률은 어떤가요? 예방법은요?
마이코플라즈마 내성률이 너무 높아서 약을 써도 소용이 없고 무조건 앓고 지나가야 된다 이렇게들 생각을 하시는데, 웬만해서는 중환자실까지 가거나 사망하는 그런 안타까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0.1% 미만에서 뇌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되었을 때 아이가 의식이 너무 처지거나 식이가 전혀 진행이 안 되고 컨디션이 너무 떨어지는 경우에는 혹시나 뇌염이 있지 않은지 드물지만 상급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준성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는 비말 전파이기 때문에 걸린 사람과 주변인(가족)이 모두 마스크를 쓴다면 감염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일반적인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