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차일드, 4년만에 인니 석탄투자 접어…1380억 손실

by이정훈 기자
2015.06.09 13:50:38

나다니엘, ARMS 지분 17.2% 현지재벌에 매각..1380억 손실
지분 팔아 디폴트 간신히 면해..4년만에 원자재 투자 실패

나다니엘 로스차일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8대에 걸쳐 전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했던 금융제국 로스차일드 가문이 인도네시아 석탄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스차일드 가문 후손인 나다니엘 로스차일드가 투자한 인도네시아 석탄회사 아시아 리소스 미네럴스(ARMS) 지분 17.2%를 인도네시아 재벌가문인 위자자가(家)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56펜스씩 받기로 했다.

지난 2010년 로스차일드가 투자한 이 회사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인해 경영난이 커졌고 7월에 만기 도래하는 자회사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새 인수자에게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ARMS가 85%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PT 베라우 콜에너지는 다음달 8일에 4억5000만달러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고 이를 갚더라도 오는 2017년 3월에 또다시 5억달러의 빚을 갚아야할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채권자들과 이 부채를 2019년까지 만기 연장하는 협상을 벌여왔지만 불발로 돌아갔다.



브라이언 그리저 무디스인베스터스 서비스 애널리스트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부채 교환이 유일한 길이었지만, 이를 둘러싼 ARMS 주주들간 노이즈가 워낙 컸다”며 이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로스차일드가의 인도네시아 원자재 투자는 4년만에 실패로 끝을 맺게 됐다. 이 투자로 로스차일드는 8000만파운드(138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 로스차일드의 유일한 아들이던 나다니엘은 지난 2011년 또다른 인도네시아 재벌가문인 바크리가와 합작사를 설립해 인도네시아 최대 석탄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발라라는 업체를 인수해 부미로 이름을 바꾼 뒤 2개의 인도네시아 대형 광산을 인수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나다니엘과 바크리가가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면서 부미는 두 회사로 나눠졌다. 로스차일드는 이후 부미를 ARMS로 개명했다.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ARMS 주가는 지난 2011년 14파운드에서 지난해말 3.6파운드까지 폭락했다. 여기에 위자자가문이 ARMS 인수를 선언했고 지난 3월 영국 금융감독청 지시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아미르 삼보도 ARMS CEO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자신의 사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회사 은행계좌와 IT 시스템을 장악한 후 100여명의 경비원을 고용해 회사를 점령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