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릉이'도 100억 적자…위기의 공공자전거

by조민정 기자
2021.07.01 11:00:10

'모바이크·피프틴·페달로', 적자로 사업 종료
따릉이, 지난해 100억 적자…5년간 증가해
전문가 "예견된 수순…민간으로 넘겨야 해"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역별로 특색있는 이름을 붙이며 한때 관심을 모았던 공공자전거 사업이 하나 둘씩 종료되고 있다. 자전거 노후화와 거치대 관리 등 문제가 많았지만 결국 고질적인 적자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2015년 시작한 서울시 ‘따릉이’를 필두로 경기도 수원시 ‘모바이크’, 안산시 ‘페달로’, 고양시 ‘피프틴’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공공자전거 사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적자 문제로 수원시는 2019년 9월, 고양시는 지난 5월 사업을 종료했고 안산시는 올해까지만 공공자전거를 운영한 뒤 민간 공유자전거를 확대한다.

서울시 ‘따릉이’도 지난해 1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 지속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지난 4월 서울시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따릉이는 최근 5년간 적자 금액이 꾸준히 늘어나 2020년 적자금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안산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페달로’가 올해까지 사업을 진행한다는 공고문이다.(사진=조민정 기자)


그동안 공공자전거를 이용해온 경기도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전거 노후화가 심한데 수리·보수는 제때 이뤄지지 않아 이용에 불편함을 겪어서다.

경기 안산시에서 매주 ‘페달로’를 이용해온 직장인 노모(26)씨는 “페달이 잘 돌아가지 않거나 안장 고정이 안되는 자전거가 많아서 운이 좋아야 좋은 자전거 뽑을 수 있었다”며 “관리가 잘 안 된 자전거를 뽑으면 승차감이 굉장히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경기 고양시 ‘피프틴’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조모(22)씨 또한 잔고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공공자전거가 있어서 편하긴 했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타다 보니 아무래도 고장이 많이 나고 자전거 상태도 좋지 않았다”며 “아무 곳에나 세워져 있는 것도 종종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 공유자전거에 대한 자전거 품질 개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노씨는 “민간으로 바뀌면서 이용료가 비싸지는 만큼 질은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자전거의 고질적인 문제는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재정은 계속 투입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용자 만족도는 높지 않은데 지출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공공자전거 정책은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책은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까지 할 사업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따릉이 대여소 모습.(사진=조민정 기자)


공공운영은 아무래도 민간과 달리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지출을 줄이기 위한 동기부여가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에서는 비용 절감을 실현해도 인센티브를 받거나 개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없기 때문에 의욕이 없을 수밖에 없다”며 “민간기업은 사업이 안 되면 철수하고 일자리를 잃지만 공공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공공사업은 초기 정착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어느 정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면 민간으로 넘겨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 교수는 “무조건 저렴한 상태로는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며 “초반에 정책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정책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경우 민간사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정부가 할 일은 아니고 민간 기업이 판단했을 때 보조금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뛰어드는 것”이라며 민간 기업과 공존을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 인도 위에 따릉이가 임시 주정차된 모습.(사진=조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