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74개 구조조정된다..."기업간 양극화 심화"

by노희준 기자
2017.12.05 12:00:00

지난해보다 2개 줄어.."2014년 수준 회복"
워크아웃 10개↓ 법정관리 8개↑
자동차부품, 기계↑..전방산업 부진 탓
은행건 건전성 영향 미비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중소기업 174개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 규모였던 지난해보다 대상이 2개 줄었다. 전반적인 중소기업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회생절차(법정관리) 기업은 8개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영세한 기업의 부실은 심화됐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최근 구조조정을 거친 조선·해운과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등에 업은 반도체·석유화학 등이 대상에서 빠지고 자동차·기계와 부동산 기업이 많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이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대상을 가려내는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174개사(C+D)를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워크아웃 대상(C)이 61개, 법정관리 대상(D)이 113개다. 174개 중에는 상장사 4개(코스닥1개·코넥스3개)가 포함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기계부품 생산업체다.

금감원은 올해 소규모 취약기업이 많은 업종을 들여다보기 위해 세부평가대상을 채권은행 신용공여 50억원 이상에서 30억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부평가대상은 2275개로 전년(2035개) 대비 240개(11.8%)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 전반의 경영실적 개선에 따라 구조조정대상 기업은 지난해(176개)보다 2개가 줄었다.

김영주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세부평가대상 중 구조조정대상기업 비율인 선정률을 보면 7.6%로 구조조정이 많이 이뤄진 2015년(9%)과 2016년(8.6%) 이전인 2014년 수준(7.8%)”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C등급이 10개 줄었지만 D등급은 8개 늘어났다. 중소기업 실적 개선에서도 기업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오 금감원 신용감독국 팀장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도 평균적인 실적은 좋아졌지만 그 안에서 규모가 큰 데는 좋아졌지만 작은 데는 안 좋아졌다”며 “영세한 기업은 워크아웃으로 경영정상화를 하기도 어려워 법정관리 대상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대상을 업종별로 보면 기계제조업(26개사), 금속가공품제조업(23개사), 자동차부품제조업(16개사), 도매·상품중개업(14개사), 부동산업(11개사)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자동차부품 업종은 11개, 기계 업종은 7개나 늘어났다.

이종오 팀장은 “조선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중소기업은 이미 구조조정이 됐다”며 “올해는 그 밑단의 기계, 금속가공 업종에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내수업종인 도매·상품중개(유통업)와 부동산(임대업) 업종도 각각 6개, 4개 증가했다. 반면 전자부품, 전기장비, 고무·플라스틱 업종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각각 10개, 6개, 6개 줄었다.

조선·해운·건설(7개)은 지난 수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대상 기업 수가 9개 감소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구조조정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1조 603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액은 3200억원으로 이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하락은 0.04%포인트에 그쳤다.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 등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와 부실정리에 나선다.

채권은행이 구조조정대상으로 통보했지만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여신 중단, 만기시 여신 회수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이와 별도로 구조조정대상 기업 중 중소벤처기업부의 재기지원사업별 적합기업으로 추천되면 구조개선컨설팅, 회생컨설팅, 구조개선전용자금 등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