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기재부‥"올해도 세수펑크 불가피"

by김정남 기자
2014.07.11 16:02:00

이석준 기재부 2차관 "5월말 세수진도비 작년 수준"
"올해 세수목표치 달성 어려워"‥여야 경제통 질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수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여야 ‘경제통’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지난해(8조5000억원 세수결손)에 이어 올해도 세수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토로했고, 이에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올해 5월말 세수진도비가 어느 정도 되느냐’는 옛 재경부 차관 출신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지난해 정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다음 주 중으로 5월말 세수진도비를 공개한다. 세수진도비는 한해 세수 목표치 대비 실제 징수된 세금의 비율을 말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말 당시 세수진도비는 41%로 전년 대비 5.6%포인트 낮았다. 이런 탓에 지난해 전체 세수결손은 당초 목표(210조4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 낮은 201조9000억원 수준이었다. 이 차관의 이날 발언은 올해 5월 세수진도비는 많아야 40% 초반대라는 뜻이다.

이 차관은 지난해 실적 대비 7.2% 높게 잡은 올해 세수 목표치(216조5000억원)의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세수 목표를 달성하려면 5월말 진도비가 45~46%는 돼야 한다’는 지적에 “상반기만 보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어려운 점이 있지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지난해 전체 세수진도비(95.9%)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세수 ‘펑크’는 기재부의 경제전망치가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본예산 편성시 정부가 전제한 경상(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였고 추경 편성시에는 6.1%였는데, 실제 경상 성장률이 3.7%였다. 약 3%포인트의 갭(차이)이 생겼다”면서 “기재부가 세수추계를 하면서 (경제전망을) 제대로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공인회계사에 최연소 합격하고 옛 재경부에서도 공직생활을 한 ‘세무통’이다.

이에 이 차관은 “내수가 극단적으로 침체되면서 부과세 등 세수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예측을 미흡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기재부 2차관 출신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도 “세입경정을 했음에도 지난해 8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생긴 것은 문제”라면서 “경상 성장률에 따라 세수가 바뀌고 있는데 이게 불확실하게 추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출신 ‘정책통’ 박원석 정의당 의원 역시 “기재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2008년 이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기재부는 하반기 경재운용방안을 이번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은 “경제부총리 임명이 언제 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7월은 넘기지 않고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 차관은 ‘7·30 재보선에 대한 영향을 피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느냐’는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는 “상반기가 지나면 하반기 경제상황을 전망해야 하고 전망치를 제시하는 게 통상 관례”라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정책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