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홍실아파트 재건축, 3번 퇴짜맞은 사연
by박종오 기자
2013.04.18 15:05:31
임대주택 확보·종상향 무산에 층수관리까지
2011년부터 3번 보류..불확실성 커져 가격↓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서울 한강변과 맞닿은 강남 홍실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또 다시 서울시 심의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단지가 시의 퇴짜를 맞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삼성동 79번지에 위치한 홍실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홍실아파트 주택재건축 조합은 아파트를 최고 31층 466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을 시에 제출했다. 현재는 12층 규모에 전용 73~148㎡ 384가구로 이뤄졌다.
보류 원인은 31층으로 계획된 높은 층수다. 위원회는 최근 시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홍실아파트 정비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인근 삼성동 아이파크(46층)와 청담자이(35층)가 고층아파트이고 인접한 삼익아파트도 35층 재건축을 추진해 홍실까지 허용하면 한강변 주변이 병풍 아파트가 될 거란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부터 본격 추진됐던 홍실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2002년 안전진단과 조합설립을 마친 홍실아파트는 당초 재건축 뒤 가구 수가 늘어나지 않는 1대1 재건축을 추진했다. 아파트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2종→3종 상향)을 통해 1대1 재건축 규정이 허용한 만큼인 중소형 65가구를 더 지어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이었다.
2011년 말 이런 정비안을 시에 제출했지만 소형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확보하라는 방침과 어긋나 보류 결정됐다. 그 뒤 조합은 용적률을 종전보다 21%포인트 높이고 임대주택 30가구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재추진했다.
| ▲홍실아파트 재건축안 비교. 도시계획위원회 제출일 기준 (자료제공=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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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역시 작년 8월 시가 용도지역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류하기로 해 무산됐다. 결국 다시 종 상향을 포기하고 대신 임대주택 건설과 토지 기부채납 등으로 2종 용적률 상한인 250%를 받아 31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이번엔 층수 제한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정비계획을 보완해 재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때 한강 조망 등 뛰어난 입지로 인근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나 청담자이 같은 초고가 아파트로 거듭나리란 기대를 모았던 홍실아파트는 연이은 재건축 보류로 최근 집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순항과 새 정부 기대감 등으로 올 들어 호가가 수천만원씩 오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홍실아파트 전용 82㎡의 현재 매매시세는 9억 3500만원이다. 올 1월 9억 5500만원보다 2000만원 하락했다. 삼성동 소재 K공인 관계자는 “가구 수가 적기도 하지만 매매물건을 찾는 문의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