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입 `빨간불`..부동산 침체 후폭풍

by박철응 기자
2010.07.13 15:36:45

세입 30% 취득·등록세 목표치와 격차 커
금리 인상 등으로 하반기 전망도 어두워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성남시의 지불유예 선언으로 지자체 예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부동산 거래 침체 여파로 서울시의 취득·등록세 세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까지 징수액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목표치에 비해 4500억원 가량 미달된다. 취득·등록세는 서울시 세입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주된 세원이어서 적자 재정도 우려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는 각각 5532억원, 5048억원으로 모두 1조580억원 규모다.

서울시는 올해 부동산 취득·등록세 세입 예상액을 2조9879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5월까지 실제 징수액이 월 평균 2116억원 규모에 그친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서울시의 부동산 취득·등록세는 2조5392억원에 그친다. 예상액에 비해 4487억원 미달하는 셈이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18% 가량 감소한 3만1700가구 규모다. 1~2월은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다소 거래가 살아나는 듯 보였으나 3월 들어 꺾이기 시작해 5월의 경우 지난해 동기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거래량을 보였다.



이처럼 부동산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기준금리 인상까지 전격 단행돼 당분간 거래 침체는 계속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5월까지 거래량 수준이라도 지속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셈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출구전략의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하반기에 1~2차례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의 거래 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정책 변수가 크기 때문에 하반기에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아직은 비관적으로 보지 않지만 상황이 나빠지만 추경 등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께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관건인 금융규제 완화의 경우 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서울시는 과도한 개발사업 등으로 부채 규모가 14조원을 넘는다"면서 "재정지출을 강력히 통제하고 투명하게 해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