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인재 유치할 '톱티어 비자' 신설…5년내 10만명 추가 확보

by송승현 기자
2024.09.26 10:43:23

법무부, 新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 발표
AI·로봇·양자기술·우주항공 인재 비자 신설
국내 유학 외국인 위해 인턴기간 늘려준다
사회통합기금 신설 등 사회갈등 최소화 노력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정부가 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명 시대를 앞두고 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톱티어(Top-Tier) 비자’와 ‘청년 드림 비자’ 등을 신설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사회를 통합하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신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향후 5년 내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장기체류자는 196만명(75%)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책을 통해 △주력산업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전문·기능인력을 향후 5년 이내 10만명 이상 추가 확보 △지역기반 이민정책을 통해 지역사회와 경제의 활력을 제고 △선별 유입 및 단계별 사회통합 강화를 통해 사회적 갈등 최소화 등을 달성하겠단 입장이다.

정부는 먼저 인공지능(AI)·로봇·양자기술·우주항공 등 첨단분야 고급인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톱티어 비자’를 신설한다. 해외 우수 인재와 그 가족에게 출입국·체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전문인력의 배우자 중 한국어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엔 가사·육아를 포함한 비전문 분야 취업도 허용할 방침이다.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청년 드림 비자’도 만든다. 한국전 국제연합(UN) 참전국, 주요 경제협력국 청년 등에게 국내 취업·문화체험 등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인턴활동 등을 통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간을 확대하고, 취업이 가능한 범위를 비전문 분야까지도 넓히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연도별 외국인유학생(유학(D-2), 연수(D-4) 비자 등) 추이 (단위: 명, 자료: 법무부)
법부무는 향후 이민 정책을 마련할 때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의 수요를 출입국·이민정책에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인구감소에 직면한 지자체가 세운 지역발전전략에 맞게 외국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지역 맞춤형 이민정책을 추진한다. 또 광역지자체의 비자·체류정책 제안 반영 절차 체계화를 통해 지역 수요와 국가 전체 이민 정책의 조화를 이루는 ‘광역형 비자’를 구현한다.

이민자 사회 통합에도 힘을 쏟는다. 장기체류 예정인 외국인에게 입국 전에도 사회통합교육을 제공해 조기 적응을 지원하는 등 맞춤형 통합교육을 강화한다. 무엇보다 외국인에 대한 범부처 재정투입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회통함기금’ 신설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무료로 제공돼 왔던 사회통합 프로그램 수강료 일부를 유료화해 교육 참여자의 책임성을 높이면서도, 국가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 일자리 침해 등 문제에 대해선 “과학적 분석을 통해 비자 규모를 선제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범 운영 중인 ‘비자 발급규모 사전 공표제’를 고도화해 수요에 맞춰 인력을 도입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민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므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외국인을 유치하고 이민자들이 공동체 일원으로 자립해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체류외국인 (단위: 명, 자료: 법무부)
*2014~2023년 체류외국인 평균 증가율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체류인원 감소(2020~2023년)를 반영하더라도 2026~2028년경 체류외국인 300만명 돌파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