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4연임' 막아선 FCP…"익명 채팅방 제보 받겠다"
by남궁민관 기자
2024.01.08 13:03:03
KT&G 차기사장 선임 돌입…행동주의펀드 대응 본격화
FCP, 카톡 익명 채팅방 'FCP 제보 센터' 개설
"거버넌스 개선 위한 의견 및 경영진 비리 제보 받아"
백복인 사장 비롯 경영진·사외이사 자질 정조준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새해 KT&G(033780)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현임 백복인 사장의 4연임을 막기 위한 준비작업을 본격화했다. 백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은 물론 차기 사장 선임에 핵심 역할을 부여받은 사외이사까지 여러 비리 행위를 제보받겠다며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고 나서서다.
FCP는 8일 카카오톡에 일대일 익명 채팅방 ‘FCP 제보 센터’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팅방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방 검색에 ‘FCP 제보 센터’로 검색해 입장 가능하다.
이상현 FCP 대표는 “지금까지 이메일 및 전화로 많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더욱 많은 분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일대일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FCP는 해당 익명 채팅방을 통해 KT&G와 계열사, 협력사의 임직원들로부터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구해 주주활동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경영진의 뇌물, 청탁 등의 비리행위 등 과거부터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가 됐던 내용들에 대한 제보도 적극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사외이사는 원래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이지만 이미 경영진과 2인3각을 이룬 지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회사의 발전과 공정성을 원하는 KT&G 임직원들이 호소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식, 공정, 투명성이 보장되는 거버넌스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FCP 제보 센터는 백 사장을 비롯해 차기 사장 후보에 오를 주요 임직원들과 함께 심사를 맡은 사외이사의 공정성과 객관성 등 자질을 따져보겠다는 FCP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G는 차기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숏리스트)를 선정하기 위한 3개월여 간의 작업에 돌입하고 오는 10일까지 공개 모집 서류 접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KT&G는 ‘셀프연임’ 논란을 막기 위해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KT&G 출신만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개모집 및 서치펌 추천 등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곧장 이사회 보고 및 주주총회로 넘어갔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 사외이사 100%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를 1단계 심사로 추가, 총 3단계 절차로 구성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독립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도 수렴키로 했다.
다만 FCP는 연초 입장문을 통해 “지배구조위원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등 3단계 기구 모두 백 사장 임기 내 선임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실상 동일한 집단”이라며 “인선자문단이니 외부전문가니 하면서 가장 중요한 최종 후보 선정은 결국 이사회 단독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KT, 포스코의 연임 및 내부세습에는 호루라기를 불어온 국민연금공단이 공개적으로 자행되는 KT&G의 밀실선거는 애써 못 본 척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KT&G의 주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KT&G 사장 선임은 모든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 하에 사장 선임 전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