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명의 도용해 49억 대출…前 농협 직원에 징역 9년
by권효중 기자
2022.11.25 16:22:38
서울동부지법, 25일 배임 혐의 A씨에 징역 9년·추징금 16억
고객 명의로 49억 허위 대출, 약 28억 도박 등에 탕진
자금 은닉 도운 B씨도 추징금 약 24억 선고
"금융업 종사자의 명의 도용, 피해 회복 안돼 중형 불가피"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고객의 명의를 도용해 약 49억원대 대출을 받고 도박 등에 탕진한 전 농협 직원이 1심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병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9년형, 추징금 16억4560만원을 선고했다. 또 A씨가 빼돌린 자금을 은닉하는 것을 도운 지인 B씨에게도 추징금 23억8239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융업에 종사했음에도 불구, 고객 명의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돈을 편취했고 아직도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A씨에게 징역 15년, 추징금 약 12억원을 구형했다. B씨에 대해서도 추징금 약 27억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농협 지점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에 걸쳐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 약 49억원을 대출받고 이중 28억원을 가족 계좌 등을 통해 빼돌렸다. A씨의 지인 B씨는 대출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는 방법으로 자금 은닉을 도왔다.
그러던 중 한 고객이 자신의 명의로 4500만원이 대출된 사실을 확인,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긴급 체포됐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A씨가 대출금 중 일부를 불법 도박에 사용한 사실을 왁인,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도 추가 송치했다. 이에 추가 기소 역시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