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했지만…'장기구직자' 비중은 안 줄어

by최정희 기자
2021.12.09 12:00:00

한은,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고용도 차별적 회복세…취업가능자 아직 놀고 있어
대면서비스업, 임시일용직, 자영업 등 회복 더뎌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구직기간이 4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 비중은 줄어들지 않는 등 고용시장 회복이 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의결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코로나19 이후 고용회복 정도 평가’ 참고자료에 따르면 취업자 수(계절조정)는 올 10월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2월 수준의 99.9%를 회복했다.

(출처:한국은행)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 비대면 서비스업은 작년 2월 수준을 넘어 취업자 수가 증가했으나 대면서비스업은 여전히 94.3% 수준에 그쳤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임시·일용직은 96.4% 회복에 그쳤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회복 정도가 88.9%에 그쳤다.

실업률은 올 10월중 3.2%까지 하락, 작년 2월(3.4)보다 더 낮아졌고 3분기 이후 자연실업률 3.7%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하향 편의를 보정한 조정실업률도 3.6%로 자연실업률보다 낮다. 그러나 실업자의 범위를 넓혀 잠재 경제활동인구, 추가로 일자리가 주어지면 일할 의향이 있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등까지 합한 확장실업률은 12.6%로 작년 2월(11.0%)보다 낮다.



노동공급 측면에선 적당한 일자리가 있으면 취업이 가능한 노동력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얘기다. 반면 델타 등 변이바이러스 확산이 반복되면서 대면서비스업, 소규모 기업의 노동 수요 회복은 더디다.

한은은 “작년엔 경기와 고용 충격으로 유휴노동력이 확대되고 구직자의 취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노동시장 효율성이 크게 악화됐으나 올 들어 실업률이 하락하고 빈일자리(현재 비어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 수)율이 상승하면서 유휴노동력이 상당폭 축소되고 있으나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 2분기 이후 구직기간 4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 비중은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실업자의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장기실업자의 비중은 2019년 30.2%, 작년 27.7%에서 올 들어선 1분기 30.0%로 다시 오르더니 2분기와 3분기 각각 31.5%, 31.4%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은은 “고용지표별 회복 정도가 차별화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고용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코로나19 고용 충격에서 상당 부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 관련 추가 취업가능자, 구직단념자 등의 추가 취업 가능자가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의 완전한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