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시대)"선진국 증시 진입" 역사적 선언

by오상용 기자
2007.07.25 15:57:54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코스피 2000 시대가 열렸다. 1000포인트를 돌파한지 18년만이다. 그간 준선진국 수준의 경제 규모에도, 푸대접 받던 한국증시의 한단계 도약을 알리는 신호다.

이미 우리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유럽선진국 시장을 넘어서고 있고, 안정된 시장 변동성은 선진시장의 체질을 닮아가고 있다. 특히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FTSE의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지수 2000은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항하는 문을 열어젖혔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올들어 코스피는 40% 가량 가파르게 오르며 시장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수준인 14.1배로 높아졌다. MSCI기준 국가별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를 넘어서 이미 영국과 프랑스를 앞지른 상태다.

그럼에도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주식시장 전략가들은 코스피의 적정 PER을 15배 수준으로 보고 있다. 즉 12개월내 코스피가 2300포인트까지 오르더라도 `저평가의 설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기간으로 봐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체질도 선진국을 닮아가고 있다. 급등락을 반복하며 `냄비`라는 오명이 무색하리 만치 최근 한국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줄었다.

실제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99년 250%에 육박했던 코스피 52주 역사적 변동성은 올들어 50%를 향해 안정돼 가고 있다.
 


최근 단기급등 이후 조정우려와 기대감이 충돌하면서 변동성이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지수가 새 영역을 개척하는데 필요한 산통의 시기"로 여기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피 2000돌파는 시장 변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금융 시스템이 안정되고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균형잡힌 투자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은 외국인이 우리 시장을 바라보는 리스크가 그만큼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짜맞춰지는 퍼즐의 조각들이 좋다고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 파트장은 "무디스의 등급상향은 오는 9월 FTSE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등급상향은 한국 증시의 재평가를 정당화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이번 무디스의 등급상향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 선진국투자 대상 펀드가 우리시장에 투자하는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세중 팀장도 "9월 선진국시장 편입이 현실화 되면 그간 이머징 시장으로 분류돼 있어 어쩔수 없이 (코스피가 오른 만큼) 한국 주식을 팔아야 했던 외국인들의 매매패턴도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장 서 `우리증시의 비교대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온 김 팀장은 "이제 밸류에이션 벤치마크를 이머징 시장이 아닌 선진국, 그 가운데서 직접금융이 발달한 미국과 호주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