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살림…작년 4분기 실질 월급·사업소득 줄었다
by김은비 기자
2024.02.29 12:17:00
통계청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전체 실질소득 1년 전比 0.5%↑…"이전소득 영향"
실질 근로소득 1.9% 감소…5분기 만에 감소 전환
실질지출 1.6% 증가…6분기 연속 소득 증가 웃돌아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1년 전보다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급하는 연금·부모급여 등 이전소득을 제외한 근로·사업소득만 보면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또 실질소비지출은 1.6% 늘어나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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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 4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5%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득 증가를 정부에서 지급하는 이전소득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소득은 67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증가했다. 반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316만 7000원으로 103만 5000원으로 1.5%,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질적인 근로·사업 소득은 오히려 1.9%, 1.7% 뒷걸음질쳤다. 사실상 지난해보다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근로소득은 지난 2022년 3분기(-0.4%)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고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소득증가율의 1.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소득 증가율을 앞서고 있다.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크게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역시 1.6% 증가했다.
소비 지출은 월세 등 주거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월세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증가했다. 이 중 월세 등 실제거주비가 11만 1000원으로 1만2300원(12.3%) 증가했고,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도 8.2% 늘어났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오락·문화 부분의 지출도 19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어났다. 또 지난해 겨울 독감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보건 지출도 9.2% 늘어났다.
소득 분위별로 지출을 살펴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에서만 유일하게 지출이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위는 교육부분 지출이 지난해보다 52.4%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담배 등의 지출도 11.4% 줄었고,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4.7%나 줄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5.6% 늘었다. 이자비용(20.0%), 사회보험료(6.5%) 등에서 증가한 반면 경상조세(-0.5%) 등에서 감소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4분기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1%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 땐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끈 셈”이라며 “지출은 작년에 공공요금 인상 때문에 1년 내내 증가율이 높았는데 4분기에는 월세 증가의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