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 다가온 美 자동차업계 총파업…현실화 땐 수억달러 손실

by박종화 기자
2023.09.04 14:38:19

강성 전미車노조, 임금 4년간 40% 인상 요구
GM·포드·스텔란티스, 동시 총파업 가능성
"빅3 총파업 땐, 열흘 간 18억달러 손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자동차업계 ‘빅3’(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의 동시 총파업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이 열흘 남짓 남았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자동차 업계와 미국 경제에 하루 수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이 지난달 노조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오는 14일 임금·단체협상 마감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준비할 것을 노조원에게 공지했다. 임금·단체협상 마감일을 넘겨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숀 페인 UAW 위원장은 14일이 파업 개시를 위한 ‘데드라인’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지난 25일 파업 찬반 투표에선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97%가 파업에 찬성했다. UAW 내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페인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업계 빅3 노조가 동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UAW는 사측에 4년에 걸쳐 임금을 40% 인상하고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직원의 공공근로활동 급여를 보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퇴직자 의료 혜택 복원, 저연차 직원에게 불리한 임금 구조 개선 등도 UAW 요구사항이다. 포드는 4년간 임금을 15% 올려주겠다는 협상안을 제기했지만 페인 위원장은 이 제안이 ‘모욕적’이라고 공격했다. 노사 간 간극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 조사회사 오토포어케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사장은 “UAW 지도부가 노조원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파업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자동차 회사가 노조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요구를 수용할수록 기업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면 그 충격은 치명적일 것으로 우려된다. 컨설팅회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에서 열흘 간 동시 파업이 진행된다면 제조사 손실 9억89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노동자 임금 손실 8억59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등 18억48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2019년 GM 노조가 40일간 단독 파업을 했을 땐 입은 손실은 38억달러(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상찮게 흐르자 바이든 행정부도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내년 재선 도전을 위해선 노심(勞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에너지부는 기존 내연차 공장을 하이브리드·전기 공장으로 전환하는 데 보조금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와 대출 100억달러(약 13조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산직 직원에게 임금 등 기존의 단체협약을 유지하는 사업장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자동차 산업 중심이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노동자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