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성과가 가른 공공기관 평가…에너지 공기업 ‘수난의 해’(종합)

by조용석 기자
2023.06.16 16:41:31

[2022경평]
尹 정책반영 첫 평가…2등급 이상 하락 전년比 4배
에너지기업 12개 중 7개 등급↓…2등급 이상↓ 4개나
한국건설기계안전원 등 5개 기관장 해임 건의
석탄공사·지역난방공사·가스공사 임원성과급 전액삭감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윤석열 정부 정책이 반영된 첫 공공기관 평가에서는 재무성과가 희비를 갈랐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하고 대거 성과급이 삭감됐다. 달라진 지표로 인해 2개 이상 등급이 바뀐 공공기관의 수는 전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료 = 기재부)


16일 기획재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가장 큰 변화는 재무성과 배점의 확대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했던 일자리 창출 등이 포함된 사회적 책임 배점을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하는 대신 재무성과를 10점에서 20점으로 2배 확대했다. △영업이익 △부채비율 △사업비집행률 △일반관리비 관리 등 재무성과 지표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한전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미흡(D) 등급을 받아, 전년도 보통(C)에서 한 계단씩 내려왔다. 특히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이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 전년도 유일한 탁월(S) 등급을 받았던 한국동서발전은 올해 양호(B)로 추락했다. 반면 △수자원공사 △해양환경공단 등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은 우수한 평가를 받아, 전년에 이어 올해도 우수(A)를 유지했다.

지표배점의 변화로 인해 130개(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중 2등급 이상 변동한 기관수는 26개(상승 12개, 하락 14개)나 됐다. 이는 2021년 평가에서의 2등급 이상 변동 기관수(7개)와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우수(A) 이상인 기관은 작년 24개에서 올해 19개로 5개 감소했고, 아주미흡(E) 기관은 4개로 작년에 비해 1개 증가하였다.

특히 12개 에너지 공기업의 등급 변동이 컸다.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7개의 등급이 하락했고 이중 2등급 이상 떨어진 곳도 4개(지역난방공사·남부발전·동서발전·중부발전)이나 됐다. 2등급 이상 하락한 전체 14개 중 28.6%가 에너지 공기업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전년보다 3등급 추락, 130개 공공기관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자료 = 기재부)
공운위는 아주미흡(E) 또는 2년 연속 미흡(D)으로 경영실적이 부진한 9개 기관 중 재임기간이 짧거나 이미 해임된 기관장(한국철도공사)을 제외한 기관장 5명에 대해 해임도 건의했다. 기관장 해임이 건의된 곳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이다.



이외에 경영실적 미흡이나 중대재해 발생기관, 감사평가 미흡 기관 등 15개 기관의 기관장 12명, 감사 3명에 대해서도 경고조치 했다.

미흡(D) 등급을 받은 14개 기관 중 해임건의 대상 등을 제외하고, 지난해말 기준 6개월 이상 재임한 기관장 7명(강원랜드, 독립기념관,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대해 경고조치 했다.

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8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중인 기관장 5명(국가철도공단·대한석탄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산자원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해 경고조치 했다. 감사평가 결과 미흡(D)인 7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중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임감사 3명도 경고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정부는 경영평가 후속조치로 재무위험이 높은 15개 공기업에 대해 성과급을 삭감 또는 자율반납 권고했다. 성과급은 종합등급이 보통(C) 이상인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유형별·등급별로 차등지급된다.

석탄공사·지역난방공사·가스공사 등 재무위험기관 3곳에 대해서는 임원 성과급 전액 삭감 및 1∼2급 직원 50% 삭감한다. 또 한전 재무구조 악화와 관련성이 높은 발전6사(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남동발전·동서발전·한수원)의 임원 성과급 50% 삭감, 1~2급 직원 25% 삭감한다.

아울러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공기업 임원에 대해 성과급 100% 자율반납 권고했다. 광해광업공단, 방송광고진흥공사,가스기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이 대상이다. 또 적자폭이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한 기관은 50% 자율반납을 권고한다.

반면 직무급 도입·운영실적 우수 기관(무역보험공사)에 총인건비를 추가인상(0.1%p)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 자율·책임 및 역량 강화, 민간-공공기관 협력 강화 등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도 공공기관 혁신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공공기관들의 혁신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