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박삼구, 첫 공판서 "참담한 심정"…혐의는 부인
by이성웅 기자
2021.08.09 12:13:44
계열사 자금 3300억원 동원해 금호산업 인수 대금으로 운용
박삼구 "사회적 물의 일으켜 사죄"
변호인단 "그룹 공동의 이익 위한 것"…혐의 부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첫 공판이 열렸다. 박 전 회장은 “물의를 일으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히면서도 변호인단은 혐의를 부인했다.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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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조용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앞서 열린 2차례의 공판 준비기일에 피고인출석 의무가 없어 박 회장은 구속 후 이날 처음 출석했다.
박 전 회장은 모두발언 기회를 얻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금호그룹 임직원과 그룹을 아껴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며 “금호그룹을 위해 혼심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척 무겁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호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제 나름대로 25년간 기업 경영하면서 최선을 다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때부터 제 모든 것을 바쳐 일궈온 분신같은 회사인데 아시아나항공과 그계열사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명목을 재판을 받게 돼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박 전 회장 측은 혐의 자체는 부인했다. 박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30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회사에 쏟아부었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며 “피고인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이 그룹 공동의 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고 그 과정에서 채권단 관리 하에 있던 금호산업과 계열사들을 그룹으로 가져오는 게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 계열사 4곳에서 3300억 원을 동원해 지주사인 금호산업 지분 인수 대금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이 지난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시세 대해 저렴한 2700억 원에 매각한 혐의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 9개 계열사에게 1300억 원을 무담보 저금리로 금호기업에 빌려주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금호기업은 자금난을 겪고 있었으나 일반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상태였다.
박 전 회장은 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00억 우너에 저가 매각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