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반한 우리 친환경쌀의 무한변신

by피용익 기자
2017.06.07 11:00:42

3대째 쌀농사 짓는 전대경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
라이스칩 등 쌀가공식품으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스타벅스에 쌀과자를 납품하는 전대경(45)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6월의 6차산업인’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평택 소재 미듬영농조합법인은 가공용 쌀 생산단지를 조성해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연간 600여t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전대경 대표는 쌀농사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가공식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마침 신메뉴를 찾고 있던 스타벅스코리아에 쌀로 만든 찜케이크를 제안했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오히려 주목한 건 케이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상자에 함께 넣어 보낸 쌀과자였다.

전 대표는 쌀과자를 고급화해 2009년 5월 ‘라이스칩’이라는 이름을 붙여 평택 특산물 배를 이용한 과일잼과 함께 납품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스타벅스에 납품한 쌀과자류 제품은 3년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이를 계기로 전 대표가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제품은 에너지바 형태의 ‘라이스바’, 과일을 말린 ‘리얼후르츠’ 시리즈 등으로 확대됐다. 2015년에는 옥수수·고구마·감자로 구성해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옥고감’이 스타벅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은 총 8개 품목을 스타벅스에 납품하고 있다.

전 대표는 스타벅스와 커피찌꺼기를 비료로 활용하는 상생협력 협약도 체결했다.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로 만든 퇴비를 지역농업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농업인은 친환경 비료를 활용해 생산한 안전한 농식품을 다시 스타벅스에 공급한다. 이같은 상생협력 구조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전대경 미듬영농조합법인 대표
3대째 쌀농사를 이어온 전 대표의 성공 스토리는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는 미듬영농조합법인의 자체 브랜드 ‘논지기’ 구축을 위해 별도 디자인팀을 두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과 트렌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제품의 다각화를 위해 쌀을 이용한 제과와 제빵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과일건조기계를 개발하며 다양한 사업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전 대표는 스타벅스 외에도 농협 하나로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와 어린이 전문 과자 매장 ‘베베쿡’,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까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의 매출액은 2015년 3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0억원으로 늘었다. 조합법인의 성장과 더불어 지역 경제도 살아나고 있다. 일자리는 25개에서 30개로 증가했고, 지역원료 수매 규모는 13억원에서 15억원으로 확대됐다. 계약재배 농가 수는 160개에서 174개로 늘었다.

전 대표는 “진정한 농촌의 성장은 농업인들이 직접 나서서 농산물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제품을 다각화할지 고민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한다”며 “고품질의 국산 농식품이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철 농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쌀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 미듬영농조합법인은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유통채널 확보를 통한 혁신적인 부가가치 창출 사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듬영농조합법인이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라이스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