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현정 기자
2012.02.09 15:09:27
하나금융 임원진들, 김 회장 설득 포기..후임 논의 탄력
차기 회장엔 김정태 일순위 꼽혀..윤용로도 유력 후보로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사실상 사임을 확정지으면서 하나금융의 후계구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엔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도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정남 하나금융 경영발전보상위원장(경발위)은 9일 하나금융 이사회 직후 이데일리 기자와 만나 "김승유 회장의 연임 설득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사회에 앞서 경발위를 열어 김 회장의 의사를 한번 더 물었지만 `요지부동`이었다"며 "설득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후임 후보군을 넘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유 회장도 이데일리 기자와 따로 만나 "지금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사임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김 회장은 임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미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데다, 금융당국도 직간접적으로 연임 반대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최종적으로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이 사임을 결정하면서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출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경발위는 지난달 30일 김승유 회장을 제외한 3~4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압축한 바 있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으론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행장은 이미 물러난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과 함께 하나금융 '빅3'의 한축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내부사정에 훤해 김 회장의 사임에 따른 공백을 가장 잘 메워줄 인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그 동안 외부에서 차기 회장감을 물색해온 김승유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외부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 경우 외환은행장에 내정된 윤용로 부회장이 일순위 후보로 꼽힌다. 금융당국 등 일각에선 제3의 외부인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비롯해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 등도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경발위의 막판 검토과정에서 대부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승유 회장이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을 연임키로 해 차기 회장 선임 후에도 상당기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 내부에선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그 동안 조직 내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행사해온 김 회장이 물러날 경우 권력공백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