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영환 기자
2003.01.22 15:57:47
[edaily 박영환기자] 오늘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창성 회장님! 그리고 함께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임채정 입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러분들에게 새 정부의 정책구상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경제의 일선을 지휘하는 분들입니다. 정책이란 현장과 맞닿아야 하고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여러분들과의 대화가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새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과 정책구상에 대해서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노무현 정부 출범의 의미
지난 한 해 우리사회의 역동성은 단연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 중심에 붉은 악마도 있었고, 노사모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분출하고자 하는 열정의 응어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오늘의 시대가 넘고자하는 낡은 질서의 극복과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평화로운 내일을 열고자하는 시대적 열망을 함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동성의 끄트머리에 노무현 정부의 탄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두고 사람들은 드라마라고도 하고, 異變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합법칙적인 질서이고, 누가 정권을 잡았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급진적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민주주의와 시장질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 자율과 분권, 공정과 투명, 원칙과 신뢰, 통합과 균형의 기조아래 합리적, 점진적인 절차에 의해 전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변화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일부영역에서 남아있는 동원과 배제, 분열과 갈등, 타율과 집권, 억압과 통제 등과 같은 과거의 부정적인 유산에서 완전히 탈피할 때에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
현재 북한 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대치상황은, 남·북·미 관계는 물론 민족의 운명과 동아시아의 평화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94년 미 국방부의 전쟁시나리오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사망자 100만 이상, 미국인 사망자 8만~10만, 전쟁 비용 1천억달러 이상, 남북한과 주변국의 재산파괴, 경제활동 중단 등에 따른 손실을 1조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때의 전쟁시나리오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좋은 전쟁, 나쁜 평화란 없습니다.
다행히 대화로 풀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방향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남북한 화해협력의 시대를 뛰어넘어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성하고, 진행되고 있는 남북교류와 회담 등을 제도적 차원으로 발전시켜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를 구축하기위한 방도를 마련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과거의 비극을 청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풍요한 미래를 약속하는 이정표입니다. 이는 동북아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관문입니다. 이미 당선자께서는 대북 정책에서 5원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첫째 신뢰우선주의, 둘째 국민과 함께 하는 정책, 셋째 장기적 투자로서의 대북 경협, 넷째 군사와 경제를 함께 하는 포괄적 안보, 다섯째 당사자 주도에 입각한 국제협력 등입니다.
저희는 대북 5원칙을 전제로 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6대과제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남북 화해-협력의 제도화, 둘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해결, 셋째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협력, 넷째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다섯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여
섯째 동북아시아 경제 및 평화 협력체 창설 등이 그 내용입니다.
6대 과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 과제 해결이 없이는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변방이란 위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는 허황된 장미 빛 꿈이 아닙니다. 이번 북한 핵 사태야말로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갈 것인지 냉전과 대립의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판가름하는 기로임을 명심합시다.
3.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
새 정부는 남북평화와 번영을 기반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북아는 전세계 생산의 1/5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입니다. 서울에서 반경 1200km 내에 7억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EU를 합친 것 보다 많습니다. 또한 고급 두뇌와 제조업 생산기반, 세계적 수준의 정보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신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 충분한 물류기반도 구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중심국 비전은 유리한 경제적 여건과 지정학적 이점을 바탕으로, 인접국인 중국, 일본, 북한의 경제적 기회를 활용하고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입니다. 대륙과 해양세력의 접점인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활발해진다면 동북아가 세계경제의 한축으로 자리 잡는데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는 남북한 경제협력, 물류와 비즈니스의 중추를 지향하는 Hub of Asia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경의선과 동해선 개통을 통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완성하고, 이를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R)에 연결하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연결망이 완성되게 됩니다.
이를, 부산항, 광양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물류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자유무역지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강화하기 위해 기 지정된 군산·대불·마산자유무역지역 조성·개발을 마무리하고, 투자유치활동을 강화하여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고, 다국적기업의 물류센터를 적극 유치하여 국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외국인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편한 나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관치경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규제, 내용이 애매한 법규조항, 근거가 희박한 준조세 조항 등을 과감하게 폐지하고, 규제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입니다. 공장설립 제한을 최소한으로 하기위해 수도권 입지에 대한 총량적 규제 또한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새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동북아 중심국 프로젝트 전담기구를 설치해 동북아 중심국으로의 발전비전과 장단기 추진 전략을 구체화함으로써, 동북아 경제중심국 건설의 꿈을 구호가 아닌 실현가능한 현실로 구현해 낼 것입니다.
4.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의 확립
경제하시는 분들은 변화에 민감하고 잘 적응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업인들은 변화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 또한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새 정부를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 또한 이러한 점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선자께서는 일찍이 경제개혁의 방향을 자율성, 투명성, 공정성 확보에 두고, 장기적, 점진적, 자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바 있습니다.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시장이 예측가능성을 갖도록 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살아 숨쉬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경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와 시간, 폭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배려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는 정말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럼 과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옛날처럼 정부가 관치금융으로 기업에게 돈을 몰아주고, 경찰을 동원해서 노사분규를 막아주고, 탈세를 묵인해 주고, 엉터리 회계장부도 눈감아 주고, 이렇게 해 주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시장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일까요?
정부는 시장의 룰에 대한 공정한 감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정부의 역할입니다. 시장의 질서와 원칙이 준수되도록 하고, 시장 지배력이 남용되거나 약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불공정한 시장에서는 효율도 정의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계제도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 그 제도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한된 범위에서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또한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집단소송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룰입니다. 우리가 도입하려는 집단소송제는 분식회계, 허위공지, 주가조작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결코 무리하거나 충격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 스스로도 투명한 경영이야 말로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유일한 길임을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동시에 기업에 대한 경영활동을 충분히 감시하면서 서로가 함께 성장해 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 또한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예산과 정부회계, 성과 관리 등을 연계한 21세기형 통합재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책임예산제도 등 분석과 평가에 기초한 과학적 예산제도를 정착시키고, 한국형 성과관리제도와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구축할 것입니다. 또한 국정과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예산 구현을 위해 자원배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5. 신 성장전략과 노사협력체제의 구축
골고루 잘 사는 튼튼한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잠재성장능력 외에 동북아 특수와 기업 및 시장개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확대, 인재육성과 연구개발 시스템의 혁신, 노사화합, 미래산업과 금융산업의 육성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경제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미국·이라크간 전쟁발발가능성으로 인한 유가 폭등 등 여건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세계의 제조업 투자를 블랙홀처럼 흡인하고 있는 거대한 생산 공장인 중국과 경쟁하면서도 협력하고,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지속적으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추격하여, 당당한 선진산업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추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략과 방법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이러한 도전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자본 투입형·외형성장전략에서 벗어나 혁신주도형·질적 성장전략을 추진해할 때 입니다. 지난 고도성장과정에서 자본 투입에 의존했던 성장전략은 외환 위기 당시 그 한계를 드러냈으며, 지금은 선진국과 같이 총 요소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의 추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혁신주도형 전략은 산업발전의 중심을 자본·설비 등 하드웨어에서 기술·효율성 둥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는 高기술, 高생산성, 高부가가치의 3高 戰略의 추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는 것입니다. 각 경제주체들도 "열심히 일하는 데서 지혜롭게 일하는 것"으로 일하는 의식, 문화, 방법의 전환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경우 IT·BT·NT·CT·ET·ST등 6대 신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전략의 추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신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자금의 공급 역할은 신기술산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존의 주력산업이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세계 일류경쟁력을 갖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IT 등 신기술 개발 및 접목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신기술산업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 나감으로써 신기술산업의 개화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밖에도 마케팅, 인적자원 관리, 유통, 물류 등 우리 제조업의 발전에 필요한 각종 자양분을 제공할 서비스 산업의 기반확충과, 이러한 제조업 관련 서비스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전략의 추진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新성장 전략은 남북 화해와 노사화합,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등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성장과 분배의 善순환구조를 확립하고자 하는 새 정부의 전략노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노사협력체계의 구축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국가의 기본적 의무로 생각하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서로를 동일한 동반자적 경제주체로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협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대화와 타협은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신뢰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쌓이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노-사관계는 분단과 개발독재의 과정을 거치며 비밀주의와 편협한 계급적 배타성이 상호간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화를 힘들게 하고 타협에 미숙한 오늘날 한국 노-사문화의 뿌리입니다.
1년을 넘게 협상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주5일 근무제 문제는, 노-사가 공히 가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배타성과 非主體的인 對정부 의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정한 규범과 신뢰의 토대위에 노-사-정 토론을 통해 노-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주준을 높여 간다면, 노사는 점차 새로운 공동체 관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조정하여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기구로 이끌어가겠습니다. 협력적 노사문화를 형성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절감된 사회적 비용을 성장에너지로 집결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심 요소일 것입니다.
6. 국민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새 정부는 통합과 원칙이 사회적 중심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지방과 서울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수십 년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온 지역주의는 정치적 몰상식과 사회적 몰염치를 낳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낡은 행태라 할 수 있는 모든 연고주의, 정실주의의 온상입니다.
당선자는 이 불합리와 이율배반을 헤쳐 오면서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입니다. 당선 후에도 "지역 구도를 제도적으로 깰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권력의 절반을 내어주더라도 그만한 양보를 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했습니다."
우선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선거제도나 정당제도는 대단히 바꾸기 힘든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경쟁의 핵심 규칙인 선거제도의 변화는 이해관계가 다른 어느 일방에 의하여 결정되기가 어렵고, 의회 내에서 만장일치를 보아야하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제도들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충분히 성숙할 때 개혁의 창은 열리고, 그 시점을 놓치면 그 창은 바로 닫히고 말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공약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제의 중대선거구제 전환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표명하였으나, 지역주의와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라면 어떤 것이라도 환영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동서의 분열이 심각한 문제라면, 사회·경제적으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우리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수도권은 전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전체인구의 47%가 밀집해있고, 중앙부처의 100%, 30대 대기업본사의 89%, 금융거래의 70%, 조세수입의 81%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이 야기하는 폐해와 지역간 불균형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새 정부는 새로운 행정수도의 건설과 더불어 중앙집권체제를 분권화·분산화 시키는 국가개조 프로그램을 의지를 가지고 실천할 것입니다.
첫 단계로 인수위원회는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기본구상 및 추진체계의 정비, 부동산 투기 방지책 수립, 수도권 발전계획의 수립 등의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지역경제 진흥을 통해 지역간의 균형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지역특성화 전략입니다.
이에는 지방특화산업의 진흥, 지방 물류 및 유통기반의 확충, 지방성장 인프라의 구축, 지방 연구개발 기능과 인력의 확충, 지역 산업클러스터와 산학연간 협력을 통한 지역혁신체계의 개선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나아가 지방거점대학육성, 지방대학의 연구개발 잠재력 확충, 지방전략산업과 지방대학의 연계체제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지방화 시대의 걸음을 시작할 것입니다.
7. 국민 참여를 통한 열린 정부의 실현
국민이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큰 의의가 있습니다.
시대의 요구가 국민 참여의 실현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의 요구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국민들이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 인수위 국민 참여센터에서 접수받고 있는 "국민제안"과 "인사제안"은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입니다.
국민제안, 인사제안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그만큼 국민들의 참여욕구가 강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할 마땅한 창구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새 정부는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국정제안제도, 옴부즈만 제도의 활성화, 시민사회단체의 정책참여, 국정자문위원회의 효율화 등 여러 가지 실질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실시된 국민 인사추천제는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국민인사추천의 의의는 그동안 소수의 사람이 밀실에서 행하던 인사문제를 공개적인 자리로 이끌어내 "투명한 절차"와 "공정성"을 확보하고 "참신한 인물"을 발굴한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참여민주주의는 국민들과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새 정부는 앞으로 국민이 국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함께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정치·사회적인 여러 징후는 향후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질적 도약을 담보할 매우 중요한 여정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변화에 당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득권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여기저기서 표출되기도 하며, 느닷없이 변화와 발전을 희망하는 개혁역량이 이념적 범죄행위처럼 모독당하기도 하는 작금의 상황이 어쩌면 당연히 겪어야할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냉소를 극복하고, 이제서야 분출되고 있는 이 활력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야말로, 시대를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무거운 무게의 책임일 것입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