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버지에게...“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 통한 간이식 성공

by이순용 기자
2020.06.29 11:24:04

보라매병원, 지자체 운영병원 최초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 성공
개복수술보다 후유증 적은 고난도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을 통한 이식성과
기증자는 수혜자의 딸, 복강경 간 기증 수술 후 빠르게 회복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이 국내 지자체 운영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고난도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식 기증자의 간을 절제해 수혜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보라매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은 수혜자는 50대 남성으로, C형 간염, 간경화 증세로 소화기내과에서 외래진료를 받으며 추적관찰을 진행하던 중 간암이 진단되어 지난 4월 5일 입원, 이틀 뒤인 4월 7일 복강경 절제술로 기증받은 간을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

복강경 간 절제술은 최첨단 의료장비, 고도로 숙련된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의 수술로 일부 대형 상급종합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개복을 하지 않으므로 간 기증자에게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아 기증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통증도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수술 후 회복이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을 통한 간이식 수술은 외과 윤경철 교수, 서울대병원 외과 이광웅, 최영록 교수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공공의료기관인 보라매병원에서 지자체운영 병원 최초로 시행된 고난도 장기 절제 및 이식수술이었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이번 수술의 기증자는 수혜자의 딸로, 아버지의 간암 치료를 위해 스스로 기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번 수술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간이식팀 외과 윤경철 교수는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별다른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하여, 현재는 외래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 상태”라며, “상급종합병원에서나 가능했던 고난도 장기이식술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마치고, 서울대병원과의 협업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간이식 수술을 받은 이만기 씨는 “항상 친절하고 세심하게 상태를 살펴준 의료진에게 건강을 되찾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며 “더욱 많은 간암 및 간경화 환자들이 이식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보라매병원은 지난 2011년 최초의 간이식 수술을 진행한 이래 현재까지 50례가 넘는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며 우수한 수술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대병원과의 긴밀한 교류와 협업으로 최신 간이식 수술기법을 도입하고, 간이식 전문 외래클리닉을 신설하는 등 간이식 분야 시스템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김병관 병원장은 “보라매병원은 우수한 의료진 및 서울대병원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장기이식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근 개소한 암센터를 주축으로, 중증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치료기회를 확대하고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왼쪽 뒤부터 소화기내과 이동현 교수, 서울대병원 최영록 교수, 외과 윤경철 교수, 앞 왼쪽부터 간 기증자 딸 수정 씨, 수혜자 이만기 씨, 장기이식센터 권연지 간호사, 소화기내과 정용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