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로 나서는 갤폴드…日이어 中에도 출시

by장영은 기자
2019.10.11 13:50:19

갤폴드 이달 25일 ‘아이폰 텃밭’ 日 출시…‘내수 브랜드 춘추전국’ 中에도 다음달 출시
폴란드·멕시코·스위스 등에서도 이달 중 출시 예정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갤폴드)가 주요국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고 ‘험지’로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 갤폴드를 인도에 출시한 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아이폰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에 내놓는다. 다음 달에는 내수 브랜드들이 점령하다시피하고 있는 중국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일본 삼성닷컴 갤폴드 출시 안내 페이지.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지난 2015년부터 ‘삼성(SAMSUNG)’ 이라는 기업 브랜드보다 ‘갤럭시(GALAXY)’라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출시되는 갤폴드 역시 힌지(경첩·접히는 부분) 바깥쪽 상단의 ‘삼성’ 로고를 ‘갤럭시’로 변경해 판매된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폴드는 오는 25일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를 통해 현지에 독점 공급된다. 사전 예약 접수는 이날부터 시작되며,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4만엔(약 266만9000원) 정도로 국내 출고가에 비해 10% 가량 높게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시장은 애플이 5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저가폰에서는 일본 업체인 샤프와 중국 화웨이에 밀려 삼성전자는 맥을 못추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일본 점유율은 2013년까지는 10.7%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이후 급감해 2014년 5.6%, 2015년 4.3%, 2016년에는 3.4%까지 떨어졌다.

분위기가 다소 바뀐 것은 2017년(5.2%)부터였는데 ‘갤럭시S8’등 신제품이 호응을 받으며 다소 회복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한일 무역분쟁 속에서도 6.4%까지 반등했다.특히 올해 2분기에 ‘갤럭시S10’ 시리즈 인기로 9.8%까지 오르며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흐름 속에서 갤폴드를 선보임으로써 삼성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에는 다음 달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10일) 갤폴드가 11월 1일 출시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갤폴드는 중국에서 이르면 이달 출시될 것으로 전해진 화웨이의 ‘메이트X’는 물론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의 폴더블폰과도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0.8%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0.7%에 그쳤다.



갤폴드의 일본, 중국 출시는 삼성전자가 비교적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시장 점유율이 안정적인 국가에서 1차로 갤폴드의 검증을 마친 데 따른 후속 행보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일 갤폴드를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같은 달 18일에는 영국·프랑스·독일·싱가포르, 25일에는 미국에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국내에서는 공식 출시일을 포함 3차례에 걸친 판매에서 모두 조기 매진을 기록했으며 2차 출시국에서도 오전 중에 완판됐다.

당초 출시 예정일이었던 지난 4월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미국에서 곳곳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혁신’과 ‘완성도’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달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에서 진행된 사전예약 물량도 매진됐다.

이달 중 갤폴드가 출시되는 국가들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소 도전적인 시장이다. 해당 국가의 특성은 물론 새로운 폼팩터(기기)이자 상당한 고가품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고전할 확률이 크지만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브랜드 인지도 등을 재고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갤폴드는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폰이자 현재 상용화된 유일한 폴더블 폰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폴란드, 멕시코, 스위스, 일본 등에도 갤럭시 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폴드 3차 예약판매(공식출시일 포함 4차 판매)를 14일 새벽 0시부터 다시 시작한다. 제품 배송은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같은날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를 통해서도 자급제 물량 판매를 시작한다. 구체적인 물량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2차 예약판매 때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