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한류' 타고 1억명 베트남 마음 훔친다

by윤종성 기자
2017.11.08 11:00:02

8일부터 사흘간 베트남 호치민서 ''한류박람회''
홍보대사 송지효..아이돌 아이콘· 스누퍼 참여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글로벌 기업 전쟁터"

[호치민(베트남)=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에서 처음 열리는 ‘한류 박람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무역 1조 달러’ 타이틀을 되찾겠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8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2017 한류박람회’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코트라(KOTRA)가 단단히 준비했다. 한류 박람회는 한류를 소비재·서비스 등의 한국 상품 홍보와 융합하는 수출마케팅 행사. 올 들어 대만(6월), 홍콩(7월), 인도네시아(9월)에 이어 네 번째로 호치민에서 열린다.

▲베트남은 아세안(6억명), 중국(13억명), 인도(12억명) 등 30억 인구의 소비시장을 잇는 ‘경제적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 수출시장에서 날로 비중이 커지는 베트남에서 열리는 첫 한류박람회이기에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은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9270만명, 2016년 기준)에 30세가 안되는 젊은 평균연령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나라다.

우리 입장에서 베트남은 미국, 중국과 함께 어엿한 ‘3대 수출시장’이다. 2014년 211억달러(6위)에 불과했던 한국의 대(對) 베트남 수출액은 △2015년 278억달러(4위) △2016년 326억달러(4위)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10월 현재 수출액이 393억달러(3위)에 달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지리적으로도 아세안(6억명), 중국(13억명), 인도(12억명) 등 30억 인구의 소비시장을 잇는 ‘경제적 요충지’로, 베트남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이 주요 시장에서 수출액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와 코트라가 이번 박람회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기업 100여개사가 참여해 해외 바이어 350여개사를 맞는다.



박람회를 전후해 현지 매장을 보유한 이마트(고밥점), 롯데마트(남사이공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한국 상품 판촉전을 열고, 우리 중소·중견 제품의 현지 소비자 판매를 지원한다. 롯데홈쇼핑은 현지 홈쇼핑 채널(Lotte-DatViet) 간판 쇼호스트를 동원해 ‘홍보 쇼’도 개최한다. G마켓은 국내 제품의 온라인 수출 촉진을 돕는다.

홍보대사로는 배우 송지효가 나선다. 코트라 측은 “송지효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은 베트남에서도 인기가 높아 ‘한류 예능 홍보관’과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우리 소비재·서비스 기업의 한류 마케팅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현지 앨범 순위 1위에 등극했던는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콘(iKON)’은 개막축하 공연, CSR 전달식 참석, 기업부스 방문 등을 통해 홍보 효과와 ‘착한 한류 붐’ 조성에 기여한다. 베트남에서 신진 한류스타로 주목받는 그룹 스누퍼는 참가 제품들을 직접 시연하고 웹TV V라이브를 통해 베트남 전역에 생중계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류스타와 VR기술을 융합한 중소기업 제품 간접광고(PPL) 형식의 VR 영상화보도 선보인다. 예컨대, 드레스룸·거실 등 일상생활 공간에서 한류스타(송지효)가 패션·뷰티 제품을 직접 시연하거나, 본인만의 화장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베트남 파워블로거 4인을 활용한 제품 홍보마케팅도 진행한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은 한·베트남 FTA 등 원활해진 수출여건을 적극 활용하는 등 보다 정교한 시장진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