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어떤 치료제가 있나

by천승현 기자
2011.03.29 15:03:28

[업데이트]방사능 집중 노출 아니면 예방·치료 가능
방사성요오드·세슘, 예방·치료제 있어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일본 원전사태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 방사성 제논 등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양이 극히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만약 인체에 영향을 받을 만큼 이들 물질에 노출된다면 어떤 치료법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혈병이나 각종 암을 발생할 수는 있지만 집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한 큰 문제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선 방사성 요오드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에 유입되며, 유입된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에 모이게 된다. 갑상선에 모인 방사성 요오드는 감마선이나 베타선을 방출하게 되며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내 장기가 피폭받게 된다.

방사성 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출되더라도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다만 방사성 요오드 노출이 우려되면 미리 안정화 요오드를 섭취함으로써 방사선 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를 흡입하기 24시간 전에 다시마나 미역 등에 많이 함유된 안정화 요오드를 섭취하면 갑상선에 요오드의 양을 포화시켜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방사성 요오드를 직접 흡입 후 최소 15분내에 안정화 요오드를 투여하면 90% 이상 방어할 수 있다.

국내에서 안정화 요오드를 생산하는 업체는 없으며 정부가 수입해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방사선비상 진료지정 기관에서 비축하고 있다. 현재 비축된 안정화 요오드는 13만5000명분에 달한다.



다만, 안정화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피부발진, 침샘부종, 염증, 요오드 중독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최근 한국유나이티드제약(033270)에 안정화 요오드인 `요오드화 칼륨`의 생산할 채비를 갖출 것을 권고했으며 유나이티드제약은 조만간 허가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요오드화 칼륨을 생산·판매했지만 지난 2006년 생산을 중단하고 허가는 취하한 상태다. 식약청은 유나이티드제약이 요오드화 칼륨의 허가를 신청하면 신속하게 허가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슘의 경우 방사성요오드와는 달리 반감기가 30년에 달해 노출되면 바로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세슘은 장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후 근육에 모여 지속적으로 인체를 피폭시키는데, 세슘이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을 촉진시키기 위한 약품으로 `프루시안 블루`라는 약물을 사용한다. 노출된 후 즉시 프루시안 블루를 투여해야만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프루시안 블루 역시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는 없으며 정부에서 수입 후 비축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현재 원자력의학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비축하고 있는 프루시안 블루가 총 400여명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세슘에 집단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닥치게 되면 치료제 부족으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통상 10만명이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프루시안 블루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는 수십명에 불과하다"며 "만약 프루시안 블루가 부족한 상황이 오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 수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프루시안 블루의 가격이 1명분당 1만원에 달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비축하는 것은 낭비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원전 복구작업을 진행하다가 대량의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면 급성 방사선 조사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식욕감퇴, 구역질, 피로 등의 증상을 거쳐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 중추신경계 장애, 소화관 출혈, 조혈기관 기능저하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방사선 피폭환자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 적응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질환도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최근 강원도에서 검출된 제논은 비활성 기체로 인체에 들어가도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고 배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노출되더라도 치료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