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 삐걱` 한전, 노조반발에 이사회 불발

by안승찬 기자
2009.03.25 18:00:32

정원축소 이사회 안건 노조 반발로 상정 못해
한전노조 "안건 통과되면 물리적 충돌 불가피"
30일 발전자회사 정원감축 이사회도 진통 예상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이사회에서 11% 가량의 정원 감축을 결의하려다 노조의 강한 반발로 안건을 상정조차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력축소 등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25일 한국전력은 오후 이사회를 열고 정원을 기존에 비해 2420명(11.1%) 감축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한전 노조가 원천봉쇄에 나서면서 결국 인력감축 안건은 빠지게 됐다.

한전은 이날 이사회에서 정원 축소를 확정하고, 초과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오는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해소해간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한전 노조의 반대로 이 안건을 빼고 이사회를 진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다음 이사회에 인원 축소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의 정원 축소 이사회는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호 한전노조 총무실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인력감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며 "만약 이후에도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들 역시 오는 30일 10.6%에서 최대 21.1%의 정원 감축을 결의하는 이사회가 예정돼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지금도 현장은 최소 5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원을 감축하려는 이사회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만약 대량 인력감축안을 담은 이사회를 강행하려 한다면 발전노조는 최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사회 저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