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요리 배우고 학점도 얻어요"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증제 도입

by황영민 기자
2024.11.25 11:55:37

고양, 용인, 의정부 등 9개 교육지원청서 내년 시범도입
학교 개설 어려운 과목의 학교 밖 프로그램 학점 인정
반도체·항공·경찰·영상 등 전문분야 교육 제공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일반고에서 배울 수 없던 과목을 대학의 시설과 기자재를 활용해 배우는 기회였다. 경기공유학교가 나의 진로를 도와주고 있어 감사하고, 내년에 과목으로 운영되면 꼭 참여하고 싶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경기공유학교’에서 만화 콘텐츠 제작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소감이다.

한국 폴리텍대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 실습을 듣고 있는 성남교육지원청 경기공유학교 참가 학생들.(사진=경기도교육청)
반도체, AI, 만화, 요리 등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요구를 충족하는 경기공유학교가 공교육 기능을 탑재하게 된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점인정형 프로그램이 2025학년도부터 시범 도입되면서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25학년도부터 고양·구리남양주·김포·부천·성남·안산·용인·이천·의정부 9개 교육지원청에서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의 학교 밖 학점 인정을 위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과목 개설로 고둥학생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한다. 기존 학교 중심으로 이뤄졌던 공동교육과정과 달리 교육지원청이 학생의 수요와 요구를 분석해 지역 학생들을 위해 과목을 개설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 교육지원청은 지난 8월 지역사회 기관 및 과목개설에 대한 심의 절차를 마쳤다. 고양시를 시작으로 일반고 2·3학년(2025학년도 기준)을 대상으로 이번 주부터 수강 신청이 시작된다.



학점인정형 프로그램은 학교 내 개설 또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으로 운영이 어려운 과목 중심으로 운영된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제조(한국폴리텍대, 명지대) △인공지능 기반 생물정보학의 기초와 활용(한양대) △항공기 일반(한국항공대) △경찰학(김포대) △만화 콘텐츠 제작(청강문화산업대) △반려동물 관리(한양대, 동원대) △영상 제작 기초(부천대) △서양 조리(신안산대, 한국관광대, 경민대) 등이 개설된다.

강사로 참여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교수는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의 우수한 시설을 갖춘 실험실에서 체계성 갖춘 과목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며 의미 있는 학습 경험에 초점을 맞춘 도전”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 파일럿 프로그램 교사 지원단은 “교수들이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과학적 개념을 묻고 물리학과 반도체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며 “학생들이 방진복을 입고 반도체소자 공정청정실에서 실습하는 경험은 반도체를 실제 느끼는 과정이다. ‘경기공유학교 학점인정형 프로그램’이 학교 교육의 보완재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인숙 경기도교육청 지역교육담당관은 “올해는 초·중학생 중심의 진로 탐색 프로그램이 많았다”라면서 “2025년에는 학점인정형 프로그램을 비롯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진로 설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