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물가상승률 4.2% 전망…"기준금리 점진적 인상해야"

by공지유 기자
2022.05.18 12:00:00

KDI, 연간 소비자물가 4.2% 상승 전망…"수요·공급 압력 확대"
3~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 예상…내년 2.2% 상승 전망
"금리 인상 기조 유지해야…빅스텝보다 점진 인상 바람직"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와 공급 측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KDI는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DI는 18일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전망했다. KDI는 “2022년 소비자물가는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후, 2023년에는 공급 측 요인이 점차 축소되며 2.2%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변수에 더해 방역정책 완화로 소비심리까지 회복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8%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3%대를 유지하다가 3월 4%대를 넘어서고 지난달에는 4.8%까지 뛰었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크라 사태가 장기화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다.

KDI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상반기 3.0%, 하반기 3.2%의 상승률을 기록해 연간 3.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KDI 경제전망(2022. 상반기)’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DI)
다만 내년에는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2.2%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정도 물가상승률이 정점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4분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내려가 내년 하반기 정도 되면 물가안정 목표인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허진욱 KDI 전망총괄은 “최근 우리 경제 전반에서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에 대한 통화정책의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추후 경기와 물가 여건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6일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에 대해 “물가가 얼마나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하고 5월 금통위원회 상황과 이후 7,8월 경제 및 물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총괄은 “국내 경제기초여건을 감안하면 주요국의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포함한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가 국내 물가와 경기에 궁극적으로 미칠 영향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