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까지 더운 날씨 이어진다…태풍 영향은 작년보다 적을 듯

by최정훈 기자
2020.08.21 12:28:58

기상청, 9월~11월 가을철 기상전망 발표
9월까지 무더위…중후반엔 열대야 등 없지만 햇빛 강해
가을 태풍은 평년과 비슷…“라니냐 경향에 중국 남부로 갈수도”
이상기후 발생하는 블로킹도 가능성…“발생하면 우리나라 영향 판단”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 가을에는 9월 후반까지 강한 햇빛에 의한 더위가 이어지다가 10월부터 일교차가 큰 날씨가 시작되겠다. 지난해 최다 개수가 찾아온 태풍은 올해엔 평년 수준으로 찾아올 전망이다.

대구·경북에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진 지난 19일 오후 대구 신천둔치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폭염을 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의 9월부터 11월까지의 가을철 기상전망을 발표했다. 먼저 기온은 평년(14.1℃)과 비슷하겠으나, 9월에는 낮 동안 무더운 날이 있겠다. 10~11월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가운데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 변화가 크겠다.

월별로 살펴보면 9월엔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다가 중순부터 중국에서 다가오는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차차 받겠다. 맑은 날씨를 보일 경우 낮 동안에는 햇빛으로 무덥겠고 상층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일 때가 있겠다. 9월 이상고온 발생일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겠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9월의 경우 기온의 편차로는 평년과 비슷하지만 절대적인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도 있지만 중국 내륙의 고온 건조한 기압의 영향으로 햇빛에 의해 기온이 올라 무더운 날이 많아 열대야 등이 나타나지 않은 낮 더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0월엔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아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큰 날이 많겠다. 최근 10년 평균적으로 중부지방은 10월 하순에 첫서리가 관측되기도 했다. 11월엔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며,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 최근 10년 중부지방은 11월 상순에 첫얼음이, 11월 중순에 첫눈이 관측됐다.

자료=기상청 제공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겠고 지역 차가 크겠다. 월별로는 9월과 10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겠고 대기불안정과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겠다. 11월엔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아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이겠다. 강수량 평년 범위는 △9월 74.0∼220.7㎜ △10월 33.1∼50.8㎜ △11월 22.8∼55.8㎜ 등이다.

올해 가을철 태풍은 평년과 비슷하게 11~13개(평년 10.8개)가 발생해 평년 수준인 1~2개(평년 0.7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가을철 태풍은 16개가 발생해 그 중 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상기후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은 엘니뇨·라니냐의 경우 가을철 동안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낮은 라니냐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니냐 경향을 보이면 우리나라 근방의 해수면 온도가 고온을 유지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이 다소 더뎌질 수 있다. 이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 태풍은 평년보다 중국 남부로 처진 진행 방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 기후예측과장은 “9월부터 10월까지가 태풍의 영향을 받을 시기고, 라니냐가 이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이 더뎌지면서 일본 등이 영향권에 머무를 것”이라며 “다만 엘리뇨가 약화되고 우리나라에 한기가 내려오면서 이례적으로 태풍이 많이 찾아온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 이례적으로 긴 장마를 일으킨 블로킹 현상(자료=기상청 제공)
다만 지난 집중호우와 같이 제트기류에 ‘블로킹’ 현상이 발생해 이상기후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제트기류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의 기온 차로 경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류이다. 최근엔 북극의 이상 고온으로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의 낙폭이 커지면서 따뜻한 공기가 시베리아 동부에 자리 잡는 ‘블로킹’ 현상이 일어났다. 시베리아 동부의 따뜻한 공기로 우리나라에서 찬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이례적으로 장마가 길어졌다.

이 기후예측 과장은 “블로킹은 언제 어떻게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9월 발달해서 집중호우 발생시킬지 등은 블로킹이 발생해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블로킹은 장기 예보나 1개월 3개월 전망으로는 한계가 있어 블로킹 발생한 뒤 우리나라의 영향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