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플로렌스 상륙 임박…美기업들도 분주, 공항·공장 '올스톱'
by방성훈 기자
2018.09.13 10:54:38
3등급 강등 불구 "여전히 수십년래 가장 위험"
아메리칸·델타항공 등 수백개 항공편 취소
일부 항공사는 초과 수화물 운임 면제·애완동물 탑승 지원
BMW·보잉 등은 생산 차량·항공기 다른 지역으로 옮겨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우주정거장이 10일(현지시간) 촬영한 대서양 위의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모습.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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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남동부에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 상륙이 임박해서다.
12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플로렌스는 13일 밤 또는 14일 오전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플로렌스는 이날 저녁 8시 기준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남동쪽으로 339마일(54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전날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웠던 플로렌스는 하루 만에 3등급으로 약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최고 풍속 115마일(185km)의 강풍을 동반, 해일과 강풍,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된다. CNN 기상전문가 채드 마이어스는 “시속 120마일(193km)의 바람이 4시간 동안 불면 2분마다 널빤지가 날라간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도 세력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수십년 이래 가장 위험한 주요 허리케인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또 최고 13피트(4m) 높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풍 해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일부 지역에선 최대 강우량 40인치(1000mm)의 폭풍우가 24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의 기상학자 톰 세이터는 “13일 정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4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허리케인의 중심 영향권에 들겠지만, 이동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남쪽으로 치우쳐 조지아주 역시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이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조지아 재난당국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북동부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3개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최소 150만이 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NWS는 100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허리케인 영향권에 포함된다고 추산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 당장 떠나라. 남아서 당신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플로렌스 상륙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도 분주해졌다. 항공사들은 허리케인 관통 시기의 항공편 수백개를 취소하고, 상륙 직전까지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로 했다. 다임러와 볼보, 보잉 등의 기업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아메리칸항공은 12일부터16일까지 예정돼 있던 565건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15일 오전까지 최소 190편을 취소했다. 델타항공은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대형 항공기를 투입키로 했다. 이로써 1000개의 좌석이 더 확보됐다.
일부 항공사들은 예약 취소·변경 수수료를 낮추거나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는 규정을 넘는 무게의 수하물에 대해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으며, 애완동물을 비행기에 함께 실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듀크에너지는 400만명의 고객 중 100만명 이상이 전기 공급이 끊길 수 있으며,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만명의 인력을 투입해 안전이 확인되는 즉시 전력 복구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찰스턴공장의 787 항공기 일부를 워싱턴주 에버렛 공장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회사 대변인은 “우리는 노스찰스턴 공장 노동자들이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올 때까지 그 곳(에버렛 공장)에서 787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임러와 볼보 역시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BMW는 수출용 차량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전시켰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만 400개가 넘는 자동차 생산 관련 업체들이 몰려 있어 공급체인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지아, 켄터키, 테네시 역시 홍수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