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코스피, ‘버냉키 효과 없었다’..1870선 후퇴

by김기훈 기자
2013.07.18 15:11:24

美 양적완화 축소 우려 지속..0.64% 하락
외국인 엿새만에 매도세 전환..삼성電 2.12%↓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기대를 모았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관련 발언이 오히려 실망감으로 이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매물폭탄을 쏟아내며 하락을 부추겼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1포인트(0.64%) 내린 1875.48로 마감했다. 전날 거의 한 달 만에 힘겹게 되찾은 1880선을 내준 뒤 장중 한때 1870선대 붕괴 직전에 가는 등 등락을 거듭한 끝에 1870선을 지킨 것에 만족해야 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조정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조심스럽게 상승이 예견됐으나 이는 기대에 불과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과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에 조기 도달하면 자산 매입 규모를 더 빨리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같은 발언에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수급에선 엿새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은 이날 1134억원어치의 주식을 시장에 내놨다. 반면 개인은 1154억원을 샀고,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4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차익 830억원, 비차익 242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총 325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전기전자와 금융, 비금속광물, 유통, 증권, 보험, 건설 등의 낙폭이 컸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기가스는 홀로 2.6% 올랐고, 통신과 의약품도 1% 내외의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휘둘리며 2% 넘게 하락한 것을 비롯해 POSCO(005490)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생명(032830) 삼성전자우(005935) 신한지주(055550)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009540) NHN(035420)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SK텔레콤(017670) 등 일부만이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3억7618만주, 거래대금은 3조4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322개 종목이 올랐다. 88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1개를 포함해 474개 종목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