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유사 임원들에 `혼합판매` 협조 당부.. 업계는 우려

by김현아 기자
2012.03.26 17:48:41

혼합판매,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협조 당부
정유업계 "원칙은 공감하지만..상표권·품질책임 등 난제 여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SK에너지(09677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010950) 등 정유사 사장급 임원들과 만나 혼합판매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에 대해 협조를 당부했지만, 업계는 당혹감과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업계와 지경부에 따르면 지경부 조석 차관은 박봉균 SK에너지 대표이사,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전무 등 정유 4사 CEO급과 만나, 정부가 고유가 해소 대책으로 추진중인 혼합판매 활성화와 전자상거래 시장 개설에 대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정유 업계는 지경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혼합판매시 상표권이나 품질보장 문제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도입시 어떤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가를 두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혼합판매는 이미 정유사간 교환거래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어 혼합판매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사 기름을 섞어 팔 때 보관은 어떻게 하고 차가 멈추는 등 품질 문제 발생시 책임소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혼합판매임을 어느 수준으로 알릴 것인가 등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어 (정부의 협조 요구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정유 업계는 혼합판매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혼합판매 본격화시 혼합판매임을 알리는 폴사인(광고판)을 붙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특정 정유사 폴사인을 유지한 채 주유기 등에만 혼합판매 표식을 부착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기본계약서를 추진하면서 혼합판매 관련 조항은 결론짓지 못했는데, 지경부가 오픈 행사를 기획해 당혹스럽다"면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역시 어떤 절차와 시스템으로 진행될 지 정해진 게 하나도 없어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공감한다고 밝힐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 관계자는 "이날 정유 업계는 혼합판매와 전자상거래 정책에 대해 공감을 표했으며, 정유 업계와 혼합판매 오픈 세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유소협회측은 기본적으로 혼합판매 활성화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주유소쪽과도 만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