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내년 증시 상장` 추진한다

by임종윤 기자
2009.07.28 16:30:27

4년 연속 흑자 예상 등 자신감 기반 상장추진키로
HD확대 효과 ARPU 제고..신용등급도 상승

[이데일리 임종윤기자]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사장 이몽룡)가 내년에 주식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스카이라이프는 HD채널 집중 전략에 따른 ARPU(가입자 1인당 매출액) 증가와 3년 연속 흑자달성 등 재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스카이라이프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상장작업에 착수한 배경은 최근들어 급속한 위상변화에 있다.
 
먼저 최근 1년 사이 스카이라이프의 전략이 `모호함`에서 `럭셔리(고급화)`로 바뀌었다.
전에는 지상파나 케이블TV와 비교해 콘텐츠나 화질 등에서 차별적인 서비스가 없다.
 

엠브레인 설문조사 결과
하지만 이제는  `HD`라는 확실한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한 리서치기관(엠브레인)이 30세 이상 54세 남녀 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7%가 `HD` 방송하면 스카이라이프가 떠오른다고 답했다. 이같은 인지도 상승은 실제 가입자수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SkyLifeHD’ 출시 이후 올해 7월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HD가입자는 전체 240만 가입자의 8분의 1인 3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신규가입자의 80% 이상이 HD가입자라는 게 눈에 띈다.
 
HD 가입자수 증가는 그대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000원대에 머물렀던 신규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도 상반기 평균 1만2600원 수준으로 40% 이상 상승했다.  상반기 매출 역시 목표 대비 100%를 달성했고 당기순이익도 122억원을 기록해 목표를 23% 넘어섰다. 2006년 이후 4년 연속 흑자행진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스카이라이프는 8월부터 국내 최초로 HD채널 수를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22일 통과된 미디어법에 따른 수혜 등 우호적인 주변 환경도 상장 추진의 배경으로 보인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번 방송법 개정안 통과로 대기업의 지분 제한이 폐지됐고, 외국인 지분 제한도 기존 33%에서 49%로 대폭 완화됐다. 한마디로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걸림돌이 상당부분 사라진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미디어법 통과의 최대 수혜자는 스카이라이프로 볼 수 있다"며 "상장이 추진될 경우 국내외에서 관심을 가질 기업이나 펀드들이 적지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스카이라이프의 최대 고민은 4600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누적 적자다.
 
개국 5년만째인 2006년부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장치산업인 위성방송의 특성상 설립 초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진 게 주요 원인이다.
 
결국 상장을 위해서는 이 누적적자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지금 자본금 규모에서 상장을 하기에는 부담이 크므로 결국 감자를 해야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의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도 "감자를 안하면 별로 상장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스카이라이프의 상장에 대해 밝게 보는 편이다.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데다 지난 5월에는 신용등급도 BBB+에서 A-등급으로 한단계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에 대한 평가도 개선됐다.

상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스카이라이프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 장외주식 거래사이트(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연초 2000원대 수준이던 스카이라이프의 주가는 이달 들어 6000원대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몽룡 사장은 “명품HD서비스를 통해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 올해까지 4년 연속 흑자가 기대된다"면서 "올 3분기부터 내년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