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진출 전략수정 ''프랑스 밟는다''

by스포츠월드 기자
2006.06.15 16:24:21

[레버쿠젠=스포츠월드 제공] ‘전략수정! 프랑스를 밟고 16강 간다.’

2006독일월드컵축구 토고전 승리의 자신감이 한국의 16강 전략을 바꿔 놓았다. 당초 전략은 프랑스에 비긴 뒤 스위스전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아드보카트호는 2승 사냥 상대로 프랑스를 겨누고 있다.

이같은 전략 변화에는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G조 리그 프랑스-스위스전에서 프랑스가 오히려 스위스보다 전력이 약해 무승부를 펼친 것도 크게 작용했다.

토고전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천수는 14일 오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 회복훈련을 마친 뒤 “프랑스에 비기는 전략에서 이기는 전략으로 바꿨다”라며 “프랑스-스위스전을 못 봤지만 스위스가 더 나은 경기를 펼쳤다고 들었다. 프랑스를 꺾고 2연승을 거둬야 16강 가는 길이 편하다”라고 대표팀의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이천수는 프랑스전 해법으로 ‘선수비-후역습’을 내놓으며 “한국의 장점인 적극성과 스피드를 살리면 역습상황에서 반드시 골 기회가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초롱이’ 이영표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이영표는 “프랑스전에서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실점하지 않은 상황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 2002년에 보여준 압박과 조직력을 기본으로 한 한국 특유의 플레이가 되살아나면 프랑스를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에 이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안방 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핌 베어벡 수석코치 역시 프랑스전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베어벡 코치는 이날 훈련 후 외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프랑스에게 5년전에는 0-5로, 4년전에는 2-3으로 패했지만 이번에는 이길 차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프랑스를 잡아야 16강 진출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면서 “반드시 프랑스를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 프랑스를 상대했던 당시와 지금의 한국 대표팀의 차이점을 뭍는 질문에는 “4년전에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었지만, 지금은 월드컵 4강 진출국이 됐다”고 달라진 위상을 설명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2006독일월드컵축구 G조 2차전은 오는 19일 새벽 4시 독일 라이프치히의 젠트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노장' 힘빠진 후반역습 노려라
● 빈틈 드러낸 프랑스 집중분석








15일 오전 프랑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아르젠=특별취재단




‘늙은 프랑스를 넘어라.’

내친 김에 ‘아트사커’도 혼내주자. 분명 어려운 상대지만 틈은 보인다. 높은 장벽으로 보였던 ‘레블뢰 군단’ 프랑스가 14일(한국시간) 스위스와의 G조 1차전 무승부를 통해 여기저기 빈틈을 드러냈다. 토고전을 시원한 역전승으로 마감한 한국으로선 내친 김에 프랑스도 넘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기 충분했다.

●‘올드보이’ 지단은 핵심이자 구멍

확실히 지네딘 지단(34)은 뛰어난 선수다. 중원에서 전방 공격수들에게 찔러주는 패스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고 있다가 티에리 앙리 등 공격수들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침투하는 순간 정확하게 전달하는 그의 패스는 눈부실 정도다. 하지만 나이는 못속이는 법. 후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지친 기색을 드러냈고 날카로운 발끝도 무뎌져갔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노련미는 금세 힘을 잃었다. 독일의 무더운 날씨도 지단 등 노장들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젊고 힘있는 태극전사들이 한걸음 더 많이 뛰면 승산이 보인다.

●다혈질 앙리를 괴롭혀라

스위스 수비수 센데로스는 아스날 동료인 티에리 앙리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센데로스는 앙리를 강하게 압박하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천부적인 골잡이인 앙리는 작은 공간만 있으면 여지없이 골을 터뜨리기 때문. 하지만 센데로스는 특유의 감각적인 슈팅과 몸놀림이 나오지 못하도록 내내 앙리를 괴롭혔다.

또 자신의 실수가 많아지거나 게임이 안풀리면 스스로 짜증을 내는 스타일이라는 것도 센데로스는 이미 간파했다. 또 한 번 스리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진규와 최진철, 김영철 중 한 명이 ‘앙리 스토커’로 나서야 한다.

●중원 장악 후 역습

프랑스-스위스전을 지켜 본 하재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프랑스의 느슨한 미드필드 플레이가 단점”이라면서 “객관적으로는 프랑스에 밀리지만 스위스보다 오히려 프랑스가 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드필드를 장악한 뒤 중앙을 거쳐 빠르게 좌우 측면을 활용하는 경기 운영을 한다면 거함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트플레이 때 튀랑이나 비에라 등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도 위협적이어서 이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1대1 능력에서 뒤지기 때문에 리베리나 앙리 등 발빠른 선수들이 파고들 공간을 미리 차단한 후 상대 체력이 달리는 후반 역습을 노려보는 것이 주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