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혼조..5-2년 금리차 `10개월 최대`(마감)
by이태호 기자
2010.04.02 17:10:00
WGBI 편입지연 우려에 장기금리 올라
3년물, 다음주 입찰 앞두고 금리상승
2년물, 신규물 발행 앞두고 금리하락
이번주 5년물 금리 4bp 상승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채권금리가 2일 혼조세를 나타냈다. 씨티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 지연 우려가 또 다시 이슈화되면서 중장기물 금리 상승을 견인, 장단기 금리차를 이틀 연속 6~10개월 만에 최대로 확대시켰다.
다만, 2년물 금리는 다음주 지표물 교체를 앞두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부의 단기자금 집행설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A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씨티 쪽에서 우리나라를 WGBI에 편입시키는 데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장기물 투자심리에 흠집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물은 강세를 보였는데, 노동부 자금집행설에 따른 선취매가 있었던 것 같고 다음주 발행되는 새 물건과의 스프레드(금리차)를 벌려놓기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5년 지표물인 10-1호의 수익률은 4.47%를 기록했다. 전일 민간채권평가 3사의 시가평가수익률 평균(이하 민평) 대비 1bp 상승한 수치다.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하락했다. 오는 2015년 3월까지 액면가(1만원)의 4.5%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년 지급하는 이 채권의 가격은 전날 1만45.14원에서 1만44.33원으로 0.81원(0.01%) 떨어졌다.
`3년 국채선물 6월 결제물` 가격은 8틱(0.07%) 내린 110.67로 마감했다. 표면금리 8%의 가상채권 가격 1억원을 100으로 환산해 거래하는 이 상품은 오후 2시부터 약 2분 동안 낙폭을 14틱까지 확대하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씨티 측이 "한국의 WGBI 편입 일정을 잡기엔 이르다"는 논의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시적 투매를 유발했다. 하지만 상반기 내 편입발표 가능성이 높다는 재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WGBI 편입 결정이 6월 전에는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B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사실 어떻게 보면 다 똑같은 내용인데 이쪽을 강조했다가 저쪽을 강조했다가 하는 것 같다"며 "씨티가 우리나라 편입을 유보한 것이나 조만간 편입될 것이란 재정부 얘기나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별로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점한 증권·선물회사가 가장 많은 2878계약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가장 많은 1427계약을 순매도했다.
다음주 입찰을 앞둔 국고채 3년 지표물 9-4호 수익률은 3.85%로 민평 대비 1bp 상승했다. 매달 첫번째 월요일에 국고채 3년물 입찰을 실시하는 기획재정부는 오는 5일 9-4호 1조원어치를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재정부는 올해 총 77조7000억원의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난 1~3월 발행된 국고채는 총 26조4061억원으로 전체 발행 계획의 3분의 1 수준이다. 재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51조원으로 늘어난 재정적자(관리대상수지)를 메우기 위해 사상 최대인 85조원의 국고채를 발행한 바 있다.
장기물 채권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8-5호 수익률은 4.93%로 2bp 상승했고, 20년 지표물 9-5호도 5.13%로 2bp 상승했다.
단기구간에 속하는 통화안정증권 2년물(0402-1202) 수익률은 3.46%로 3bp 내렸다. C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노동부의 단기자금집행설이 나오면서 2년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러나 "위탁운용사 선정작업도 지난 2월에 마무리했고 이후 매달 일정자금을 집행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에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의사결정이 나온 상황도 아니다"라며 "시장 반응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안증권 2년 지표물은 다음주 정례입찰을 통해 교체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짝수월 첫번째 수요일 정례입찰을 통해 2년 지표물을 갱신하고 있다.
한편 2년물 금리하락 영향으로 5-2년과 10-2년 금리차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확대됐다. 각각 지난해 6월8일과 7월20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변동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일정기간 고정금리와 맞바꿀 때 적용되는 `금리스왑(IRS)` 금리는 만기구간별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자금중개회사 튤렛프레본(마켓포인트 5734 화면)에 따르면 IRS 1, 2, 3, 5년물 금리는 순서대로 3.07, 3.61, 3.915, 4.19%를 기록했다. 1년과 2년물 금리는 똑같이 1bp 내린 반면 3년과 5년물은 1.5, 2bp 상승했다. 교환 대상인 CD금리(91일물)는 이날 2.78%로 전날과 변동이 없었다.
IRS금리에서 채권금리를 뺀 차이, 즉 `금리스왑스프레드`는 3년물 기준으로 확대됐다. 기업들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 지급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때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 이 금리차는 전날 6bp에서 이날 7.5bp로 커졌다.
한편 라이보금리부 외화를 고정금리부 원화로 맞바꿀 때 적용되는 통화스왑(CRS) 금리는 전 만기구간에서 하락했다. CRS 1, 2, 3, 5년물 금리는 각각 2, 2.7, 3.25, 3.725%로 전일 대비 5, 2.5, 2.5, 2.5bp 하락했다.
또 CRS금리에서 IRS금리를 뺀 `스왑베이시스` 역전폭은 확대됐다.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이 국고채(통안증권) 투자로 얻을 수 있는 무위험차익 수준을 보여주는 이 역전폭의 크기는 1년물 기준 107bp로 4bp 커졌다.
한편 이날 달러-원 환율은 0.4원(0.04%) 내린 1126원, 코스피지수는 4.32포인트(0.25%) 오른 1723.49로 마감했다.
이번 한주 동안 주요 만기별 채권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국고 5년물 금리는 4bp 상승한 반면, 국고 3년물 금리는 보합을 기록했다.
이주초 이데일리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서는 국고 5년물 금리는 보합을 기록하고, 3년물 금리는 1b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당시 전망치 평균값은 5년물이 4.43%, 3년물이 3.8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