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일곤 기자
2008.09.02 18:31:41
일반인 대상에서 축제로 부상
스타2,아이온등 온라인 집중조명
[시애틀=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쓰리, 투, 원, 와우!"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관람객 수천명이 봇물 터지듯 밀려 들어온다. 함성과 괴성을 지르며 전시장 입구를 가로질러 곧장 안으로 흘러든다. 흥분한 관람객들이 금새 전시장을 빼곡히 채웠다. 축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29일 오후 2시 시애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게임쇼 `팍스(PAX)`의 한 광경이다. 전시장 입구에 길게 줄을 섰던 관람객들이 입장과 함께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행사장 규모는 독일에서 열리는 `GC`엔 못미치는 수준.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되는 `G스타` 정도로 가늠되나 열기는 그것을 초월했다.
팍스(Penny Arcade Expo)`가 `E3`를 넘어 북미지역 최대 게임쇼로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E3는 유럽의 ECTS, 일본의 도쿄게임쇼와 더불어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혔으나 최근부터 무게의 추가 PAX로 기울고 있다.
지난 2004년 시작된 PAX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행사 첫해 3300명의 방문객으로 시작했으나 작년에는 첫해보다 12배로 늘어난 3만9000명을 기록했다. 행사 주최측은 올해 관람객 수를 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E3는 얼마전부터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행사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일반 게이머를 위한 볼거리가 점차 부족해지면서 행사 규모도 축소되는 실정이다.
반면 PAX는 게임 유저들의 천국이다. 특히 콘솔과 PC온라인, 보드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최신 게임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콘서트와 토론회, 게임 대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열려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메인 게임 전시홀은 오후 6시에 문을 닫지만 전시장 밖 부대 행사는 새벽까지 열렸다. PAX의 공식일정은 8월29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31일 일요일 오후 6시까지지만, 전시장 밖 부대 행사는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이번에 주요 참가 업체로는 블리자드,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를 등 세계 굴지의 게임사들을 비롯해 반다이남코 게임즈, 비벤디게임즈, 일렉트로닉아츠(EA) 등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036570)가 유일하게 참가해 기대작 `아이온`을 처음 선보였다.
이번 PAX의 특징은 전통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약세를 보인 온라인 게임이 선전을 했다는 것이다. 현재 북미 게임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360`과 닌텐도 `위` 등 콘솔 소프트웨어의 패키지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가 아직 정비되지 않아 온라인게임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것.
하지만 온라인게임(PC 패키지) 중 MMO게임(다중접속게임)의 경우 최근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북미 콘솔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5% 증가했고 PC게임 패키지 판매는 쇠퇴하고 있지만, 정액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디지털 다운로드, 소액 결제 등의 요인으로 올해 PC 온라인게임 총 매출은 약 30억달러까지 이를 전망이다.
행사장 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사 블리자드는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인 `스타크래프트2(스타2)`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블리자드는 부스에 스타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했다.
한 관람객은 "대학에서 랜파티를 통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다"며 "스타크래프트2는 기사를 검색해오면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GC`에 이어 PAX에서도 기대작 아이온을 선보였다. 아이온은 북미 지역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프리뷰에서 "시각적으로는 와우(WoW)보다 뛰어나며 특유의 요소들이 있다" 등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Kir Kyle 씨는 "이번 행사에 아이온과 블리자드의 스트크래프트2가 가장 기대된다"며 "온라인 게임은 집에서 일주일에 4일 정도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